20차 당대회 앞두고 경기 후퇴 좌시 못해
정치국, 부동산 살려라 '양성 선순환' 강조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부동산으로 경기를 선순환 시킨다(實現房地產業良性循環)'.
12월 6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정치국 회의가 내놓은 경제 부양 처방전이다.
정치국 회의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그동안 '팡주부차오(房住不炒)'와 '부동산 건강 발전 촉진'이었다. 이번에 처음 '부동산 산업 양성순환(良性循环, 선순환)을 촉진한다'는 표현으로 종전과 크게 다른 입장을 드러냈다.
이런 정책 변화는 경기 급랭과 부동산 기업들의 연쇄 디폴트에 대해 중국 당국이 느끼는 위기의식과 다급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가파른 경기 하강 속에 2021년 4분기 경제가 3% 대로 고꾸라질 것이라는 우려스러운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경기부진은 2022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3분기 이후 주택 거래가 뚝 끊기면서 부동산 개발 기업들은 잇따라 디폴트 위기에 빠져들었다. 헝다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7일 펑파이 신문은 중신증권 보고서를 인용, 정치국 회의가 상황의 긴박성을 의식하고 부동산 부분 부양 카드를 꺼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2년 가을 집권 연장을 꿈꾸는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지금과 같은 급격한 경제 후퇴를 마냥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부동산을 동원한 경제 살리기는 시진핑 주석의 의중이 반영된 정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아파트 건설 현장. 2021.12.08 chk@newspim.com |
실제 '부동산 양성 순환'이라는 말도 시진핑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刘鹤)한테서 제일 먼저 나왔다. 류허 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는 11월 24일 '경제 고질량 발전' 이란 문장에서 투기 배제를 전제로 '부동산의 양성순환 발전'이라는 개념을 제시해 주목 받았다.
8일 경제일보는 '부동산 양성 순환'은 부동산과 국민경제를 상호 선순환 발전시킨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은 부동산이 경제 성장에서 30%를 차지하는 나라다. 대표적 내수 산업인 부동산을 놔두고는 아무리 용을 써도 경제를 살리가 쉽지 않다.
2021년 중국 경제 성장은 그나마 예상치 못한 수출 호황으로 인해 지탱이 됐다. 하지만 중국은 미중 마찰 국면에서 수출이 아닌 내수의 성장 비중을 높이려 하고 있다.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기 파급효과가 큰 부동산이 살아나야 한다. 공산당의 '부동산 양성 순환' 정책은 이런 배경하에서 나왔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은 당국이 양성 순환을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부동산 대출이 늘어나고 시장에 원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건설 업계는 꽁꽁 닫혔던 은행의 '돈주머니(钱袋子)'가 활짝 열리게 됐다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下편에 계속>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