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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커머스 상생모델 규모 '한계'…"규제 우려" 쿠팡·배민은 시장선점에 '속도'

기사입력 : 2021년12월10일 18:06

최종수정 : 2021년12월10일 18:06

토마토·로마켓 등 지역마트 상생모델 속속 등장
갈등은 피하지만 입점업체 수 적어, 경쟁력 제한적
적합업종 지정에 최대 1년…스타트업·대기업 모두 '경쟁'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배달의민족이 포문을 연 퀵커머스(즉시배송) 시장이 상생모델을 활용해 규제 우려를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플랫폼업체가 자체상품 대신 동네마트 물건을 배달하는 방식이 확산되면 소상공인업계와 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문제는 규모 등의 측면에서 이미 플랫폼기업이나 전통 유통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속도를 높이고 있어 상생모델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여부 결정을 앞두고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 동네마트 입점 앱 활성화 대안, 규모 확대 등 과제…규제 앞두고 점유율 확대 '속도'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퀵커머스 관련 규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역마트와 상생하는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배달프로그램사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지역마트가 입점한 '토마토' 앱의 배달 대행을 이번달부터 수행한다. 소비자가 동네마트를 방문해 장바구니에 상품을 직접 담아 결제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앱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마트에서 상품을 준비해 배달기사가 소비자에게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해당 서비스는 동네마트의 배달을 돕는다는 점에서 소상공인들과의 공생이 가능하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지역 마트가 배송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공정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마켓' 역시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런 서비스가 떠오른 것은 퀵커머스에 대한 규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소상공인업계는 지난달 동반성장위원회에 퀵커머스와 식자재도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대기업의 시장 진입을 규제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입점업체 수 등 규모 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토마토는 입점업체 수가 1000여개 수준이고 로마에서도 비슷한 규모로 알려졌다.

반면 배민, 쿠팡 등 대기업 규모로 성장한 유니콘기업이나 전통 유통업체들은 기존 시스템을 활용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배민은 B마트, 쿠팡은 쿠팡이츠마트 등을 운영하고 있고, GS리테일도 '우리동네 딜리버리' 서비스를 지난해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달 프로그램 1위 업체인 바로고는 10분 배달을 내세운 '텐고'를 시범운영 중이고, 메쉬코리아 역시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마켓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직접 상품을 구비한 '브이마트'를 이달 중 선보인다는 목표다.

관련 기업들은 중기 적합업종 지정 이전에 시장을 미리 선점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소상공인업계와 기업들이 협의를 통해 대기업의 시장 진입 자제를 합의한다. 하지만 신규 진입에 한해 제한을 권고하는 수준이다. 적합업종 심사 기간 동안 기업들이 수요가 집중돼 있는 서울 강남이나 수도권 등의 시장을 장악하면 이를 되돌릴 방법은 거의 없다. 동반위는 실태조사와 업계 간담회, 동반위 의결 등을 거쳐 시장 진입 제한 등을 결정한다. 결론이 나기까지 최대 1년이 걸려 해당 기간 동안 점유율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롭게 열리는 시장이기 때문에 배달기사가 부족한 문제 등이 해결돼야 서비스가 자리잡을 수 있다"며 "업계가 기사 확보를 비롯한 경쟁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0.08.30 dlsgur9757@newspim.com

◆ 성장동력 떠오른 퀵커머스, 추가 시장진입 제한 우려…편의점은 논의 제외될 듯

업계가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는 것은 퀵커머스가 유통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국내에서는 배민이 2019년 하반기 'B마트'로 퀵커머스 시장을 연 이후 쿠팡이츠, 바로고, 부릉 등 배달 생태계 기업들은 물론 GS 등 전통 유통업체들까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도심 곳곳에 매장을 갖고 있는 편의점들까지 관련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전통산업에 속하는 유통업에서 성장 잠재력이 있는 분야로 보고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업계는 퀵커머스가 각 가정 배달을 주력으로 하는 동네슈퍼 등과 직접경쟁 관계라고 주장한다.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취지다. 여기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소상공인업계의 요구 등을 반영해 관련 시장 분석에 착수하면서 유통산업발전법 등 관련법을 통한 규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기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퀵커머스의 경우 동반위의 반려로 아직 접수가 안된 상태다. 소상공인업계는 규제를 요구하는 기업의 범위를 구체화해 동반위에 재신청할 예정이다. 퀵커머스와 함께 신청한 식자재도매업은 접수가 완료돼 실태조사 등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다만 편의점을 기반으로 한 퀵커머스는 편의점주가 소상공인이라는 점 때문에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규모 등 아직 큰 위협이 된다고 보지는 않아서 논의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며 "편의점을 중심으로 활용도가 높아지면 고민이 필요한데 그정도는 아닐 걸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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