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씨네톡] 돈과 정치, 권력도 바꿀 수 없는 자명한 진실 '돈 룩 업'

기사입력 : 2021년12월08일 09:00

최종수정 : 2021년12월08일 15:09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돈 룩 업'이 지구로 혜성이 충돌하는 상황 속 정치 논쟁과 이익 추구에만 몰두하는 현실 사회를 꼬집는다. 실소가 터지는 황당무계한 설정이 난무하지만 과연 이같은 일이 남의 일일까,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오는 10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이 베일을 벗었다. 제니퍼 로렌스부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조나 힐, 티모시 샬라메 등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배우들이 모두 모였다.

영화는 혜성 충돌을 예측한 과학자들이 미국 대통령, 정부 측과 말도 안되게 대립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데이터와 수치로 입증된 진실을 두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전 지구적인 위기를 마주하는 현실 인류와 꼭 닮았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돈 룩 업' 스틸 [사진=넷플릭스] 2021.12.06 jyyang@newspim.com

◆ 가장 유명한 배우들이 한 자리에…권력·자본에 눈 먼 이들을 향한 풍자

미국 미시간 주립대 박사과정 수료생 케이트(제니퍼 로렌스)는 새로운 혜성을 발견하고 랜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그의 이름을 혜성에 붙여준다. 하지만 궤도를 계산하다가 6개월 후 지구와 충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국 대통령 올린(메릴 스트립)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 하지만 대통령은 지지율과 정치적 입지 외엔 관심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혜성의 지질학적 특성을 연구한 결과 희귀광물들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지며 세계적인 첨단 기업이 혜성 궤도 이탈 프로젝트에 개입한다.

제니퍼 로렌스는 케이트 역으로 지극히 상식적인 과학자의 모습을 그려냈다. 자신의 발견으로 지구의 위기를 캐치했지만 요지부동인 권력자들을 보며 답답해하고, 극단적인 반응을 쏟아낸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민니 박사를 케이트보다 더 소시민적인 인물로 표현했다. 과학자의 본분은 잊지 않았지만, 유명세를 통해 얻는 새로운 경험에 저도 모르게 심취한다. 어쩌면 '돈 룩 업'에서 가장 관객들의 공감을 폭넓게 살 수 있을 법한 인물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돈 룩 업' 스틸 [사진=넷플릭스] 2021.12.06 jyyang@newspim.com

메릴 스트립은 미국 대통령 역을 맡아 추접한 사생활로 인한 정치 리스크가 생기자 대수롭지도 않게 생각했던 혜성 충돌을 막아내는 것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다. 하지만 초국적 첨단 기업 바시가 개입하면서 계획이 수정된다. 속물적이고, 정치적인 계산 외에는 행동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권력지향적인 인물을 여성의 얼굴로, 메릴 스트립이 그려냈단 점이 더없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뻔뻔할 정도로 속물적인 케이트 블란쳇의 브리, 전혀 예상치 못한 캐릭터로 모두의 마지막을 위로하는 티모시 샬라메의 존재감도 신선하다.

◆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을 고스란히 담은 영화…우리는 다를 수 있을까

'돈 룩 업'에 나오는 상황들은 황당무계하기 짝이없지만 놀랍게도 기시감이 느껴진다. 혜성 충돌이라는 초유의 상황 앞에 사람들은 혜성의 존재 유무, 혜성이 돈이 되는지 여부, 혜성이 과연 좋은지 나쁜지 따위를 판단하고 편을 갈라 대립한다. 바로 그 시간 동안에도 혜성은 지구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마치 전지구적인 기후 위기나 환경 문제, 기아, 재난 상황에서 이것이 누군가에겐 이득이 될 수 있는지를 계산하는 이들, 계층, 세력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돈 룩 업' 스틸 [사진=넷플릭스] 2021.12.06 jyyang@newspim.com

특히 혜성 충돌이란 전례없는 위기 속에 돈벌이에 혈안이 된 '바시'의 수장 피터의 존재감은 소름이 끼칠 정도다. 올란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인 그는 대통령의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게끔 금전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혜성의 궤도를 틀어 지구를 구하는 대신, 광물을 채취하기 위해 혜성을 쪼개서 태평양으로 추락시키자는 위험천만한 대안을 제시하며 단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 현대 사회에 팽배한 비인간적 투자 기법, 자본 종속 등의 문제를 깊숙이 건드린다.

영화의 제목인 '돈 룩 업'은 태초부터 신의 말씀으로 기록된, 인간이 감히 신을 넘어서지 말라는 경고이자 자본을 소유한 권력자들이 취하는 일관된 입장이다. 영화 속에서 '룩 업' 운동과 '돈 룩 업' 운동이 동시에 벌어지는 행태는 분명한 진실을 외면한 채 손쉽게 모든 행동을 정치화하는 특정 세력을 꽤 또렷하게 가리킨다. 아담 맥케이 감독과 배우들은 모두 이 영화를 통해 돈, 정치, 권력이 바꿀 수 없는 자명한 진실을 보라고 말하는 듯하다. 오는 10일 일부 영화관에서 개봉, 2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