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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속살] '역린'에 고개숙인 기재부…지역화폐, 도대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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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여당 대선후보 '강력 주장'에 기재부 '완패'
긍정 측면 많지만 '역전현상' 등 단점도 분명 존재
지자체장 해결문제 국세투입은 생각해 볼 문제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결국 무릎을 꿇은 것은 기획재정부였다. 지역화폐 예산이 당초 기재부가 편성한 6조원(발행규모 기준)에서 30조원으로 5배나 늘었다. 여당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역화폐 예산 확대를 강하게 밀어붙였고, 결국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발행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 여당 대선후보 '강력한 주장'에 기재부 '완패'

원래 예산은 정부가 제출하기는 해도, 심의권은 국회에 있으니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현재 국회 의석구도에서 여당 대선후보의 '강력한 주장'은 기재부의 반대를 꺾기 충분하다.

기재부의 '완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았다. 이 과정에서 기재부가 여당 대선후보의 '역린'을 건드려 미움만 사는 모습이 됐다. 가뜩이나 집권 이후 '기재부 해체'를 외치는 이재명 후보에게 한번 더 '찍힌 꼴'이 된 것이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반발할 필요가 없는 게 현실이다. 화폐처럼 사용가능한 '돈과 같은 상품권'을 정부가 당초에 비해 크게 늘어난 금액을 보조해 주겠다는 것인데, 무리를 해서 지역구 주민들에게 '밉상'으로 보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1.09 leehs@newspim.com

지역화폐는 지역내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재화다. 사용처와 사용지역이 제한된다. 예컨대 서울시에서 발행하는 서울사랑상품권은 서울지역, 경기지역화폐는 경기권, 인천e음은 인천광역시, 여민전은 세종특별자치시에서만 쓸 수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가능하다. 지자체들은 현금보다 열등한 지위에 있는 지역화폐의 판매와 유통 활성화를 위해 할인발행과 정책발행 두가지 경로를 활용한다.

정책발행은 현금성 복지혜택(출산지원금,청년배당,기초생활보장수급자 지원금,공무원 복지포인트 등)을 지역화폐로 대체 지급하는 제도다.

할인발행은 지역주민에게 원가보다 싸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지자체별로 할인율이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10% 할인된 금액으로 지역화폐(상품권)를 판매한다. 액면가 10만원짜리 지역화폐라면, 9만원에 사서 쓸 수 있는 것이다. 이 할인된 1만원을 정부와 지자체가 나눠 메우는 방식이다.

정부는 할인된 10% 가운데, 8%를 국고보조금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2%는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토록 한다.

이번에 30조원 규모의 지역화폐 발행을 위해 기획재정부는 15조원 발행분에 대해 정부 예산 7053억원(내년 예산 6053억원에 2차 추경 국민지원금 집행잔액 1000억원을 더한 금액)을 투입한다.

당초 정부안(2403억원)에서 3650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자체가 나머지 9000억원(지원비율 6%)을 들여 지원비율 10%를 맞춘다.

나머지 지자체가 자체 발행하는 지역화폐 15조원은 지자체가 지원금 10%(1조5000억원) 전액을 부담하게 된다. 다만, 지자체는 초과세수 활용에 따라 법률에 정해진 지방교부금을 받아 활용할 수 있어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 기재부의 지역화폐 세금투입 반대 '진짜 이유'

그렇다면 기재부는 왜 지역화폐에 국가 세금 투입을 반대한 것일까.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돼 효과가 별로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해 9월15일 펴낸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조세재정브리프 통권 105호)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실시중인 지역화폐는 사실상 지역특수성이 사라져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이론 및 실증분석결과 지역화폐도입은 제도가 의도하지 않은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며 ▲지역화폐 도입으로 대형마트와 대체성이 높은 일부 업종(슈퍼마켓, 식료품점)에만 혜택이 집중돼 해결책이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원래 지역화폐는 외부지역에서 발생하는 소비감소 효과를 유도한 목적이 크다. 지역내 소비자들의 지출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 지역 소상공인 매출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예컨대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주민들은 낮동안 서울에서 근무하며 여러 필요한 상품을 구매한다. 사는 것은 경기도이지만 소비는 서울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경기도에서만 사용가능한 지역화폐를 상품권 형식으로 할인해서 발행하고, 경기도에서만 쓸수 있게 하면 경기지역의 전통시장이나 슈퍼마켓 등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이 살아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주된 목적이다.

그런데, 거꾸로 보면 지역화폐 도입으로 경기 지역경제 활성화는 노릴수 있겠지만, 정작 그만큼 서울에서 소비는 줄어든다. 지역화폐는 인접지역의 경제적인 피해를 대가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 전체로 봤을 경우 '제로섬 게임'이 되는 부작용이 분명 존재한다.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사회 전체 후생을 고려해야 하지만, 지역화폐 발행으로 소비지출을 특정지역에 가두는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관점이 있다.

지자체가 앞다퉈 지역화폐를 도입하면서 생기는 부작용도 있다. 2016년에는 지자체 53개만 지역화폐를 발행했지만, 2020년에는 229개 지자체에서 각자 지역화폐를 생산하고 있다.

지역화폐는 구단위에서도 발행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지자체(시·군·구 + 행정시·자치구가 아닌 구)는 모두 260개다.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지자체가 88.1%에 달한다. 읍·면·동을 제외한 구 단위까지 지자체 10곳 가운데 9곳이 지역화폐를 발행한다는 이야기다.

대형 지자체는 소형 지자체에 비해 재정여건이 양호해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확대하고, 할인율도 인상해 지자체 사이의 지역화폐 발행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다.

세종지역과 인접한 대전지역의 예를 보면, 인구 1인당 지역화폐 발행액은 대전이 33만 9000원, 세종이 10만 5000원이다. 할인율은 대전이 15%,세종은 10%다.

소형 지자체 주민이 인근 대형 지자체 지역화폐를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할인율도 높고 가맹점도 많은 대형 지자체 지역화폐를 사서 쓸 경우 당초 지역화폐의 주된 목적인 '역외 소비지출을 막는 효과'도 제한된다.

즉, 세종주민들이 지역화폐 할인율이 더 높은 대전 지역화폐를 대량 구매해 대전으로 넘어가 사용하고 돌아와도 '기름값'이 빠진다는 역설에 직면한다.

'상품권깡'처럼 '지역화폐깡'이 번성하게 될 요인도 불안감을 더한다. 100만원 어치 상품권을 90만원에 구입한 고객이 가맹점에 다시 95만원에 되팔면 '앉아서' 5만원의 차액을 남길 수 있다.

가맹점은 95만원에 사들인 지역화폐 상품권을 지자체에 환전해 5만원의 차액을 먹을 수 있다.

지자체가 단속에 집중한다고는 하지만, 허점은 곳곳에 있기 마련이다. 이런 불법이 만연하게 되면 단속비용뿐 아니라 경제질서를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지역화폐·골목상권살리기 운동본부 농성 현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2021.11.15 photo@newspim.com

◆ 지자체장 '정치적 발판마련'에 지역화폐 동원은 안돼

기재부가 '역린'을 건드리면서까지 지역화폐의 국고투입에 반대하는 이유는 어떻게 보면 이해가 된다. 지역화폐는 지자체장이 해결해야 할 지역사무라는 관점이다.

기재부는 '중앙정부의 지출 우선순위에서 지방사무인 지역화폐의 예산을 과도하게 늘리는 건 재정운용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국회 예산수정 과정에서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올해와 지난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최대 8%까지 국고로 보조해줬지만, 앞으로는 줄여나간다는 입장이다.

정부 지원액도 2019년 884억원에서 지난해 6689억원으로 늘었다. 2021년 지원액은 1조2522억원에 달했다.

물론 지역화폐는 지방 소상공인 매출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 그래서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제도로 찬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지역화폐의 순수성이 지자체장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변질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원칙적으로 보면 지역화폐는 '지자체장의 업적'이나 '면세우기'로 내세우기 '딱 좋은' 만큼 지방재정을 고려해 지자체가 '알아서' 발행하고 지역주민을 위해 지자체장이 헌신하는 게 맞다.

국가 전체를 위해 사용해야 할 국세를 지자체장의 정치적 발판 마련에 투입한다는 비난도 묵살하기 어렵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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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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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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