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12월 회의에서 테이퍼링 가속 논의"
오미크론 불확실성 확대 속 매파 연준에 '움찔'
여행·레저 업종 약세, 국채수익률 하락에 은행주도 내림세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30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공포가 다시 시장에서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을 매도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오미크론 변이가 초래한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한 점 역시 시장을 불안하게 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2.22포인트(1.86%) 내린 3만4483.72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8.27포인트(1.90%) 하락한 4567.0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45.14포인트(1.55%) 밀린 1만5537.69를 나타냈다.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한 파월 의장은 "현시점에서 볼 때,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다"면서 "자산매입 축소를 몇 달 일찍 마무리 짓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나는 연준이 다음에 열릴 회의에서 이것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청문회 출석 전 배포한 서면 답변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은 고용과 경제활동에 하방 위험을 제기한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도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결국 내달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확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은 장 초반부터 어두웠던 시장 분위기에 더욱 부담을 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2.01 mj72284@newspim.com |
FBB캐피털 파트너스의 마이크 베일리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투자자들은 파월이 오미크론 변이가 경제 성장을 위협하면서 (테이퍼링과 관련한) 확답을 피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파월은 180도로 전환해 더 빠른 테이퍼링을 시사했고, 이것은 시장을 놀라게 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기존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작을 수 있다고 발언해 시장의 위험 회피 선호를 강화했다. 이날 모더나(MRNA)의 주가는 전장보다 4.36% 급락했다.
슈왑 금융리서치 센터의 랜디 프레데릭 트레이딩·파생 담당 상무이사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오미크론이 더욱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아직 그것의 치명률을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레데릭 이사는 "시장은 불확실성을 원하지 않는데, 오미크론은 우리가 아직 겪지 못한 새로운 수준의 불확실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여행 및 레저 관련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델타항공(DAL)과 아메리칸 항공(AAL)은 각각 0.11%, 0.28% 내렸고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MAR)의 주가도 2.13% 하락했다.
국채금리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하락하면서 이자마진 축소가 예상되는 은행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장중 국제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9.0bp(1bp=0.01%포인트) 하락한 1.439%를 기록했다. JP모간체이스(JPM)는 1.50% 내렸고 뱅크오브아메리카(BAC)도 2.43% 하락했다.
전날 다소 수그러들었던 변동성은 다시 확대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9.38% 상승한 27.41을 기록했다.
이번 달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연준이 긴축에 속도를 낼 가능성과 오미크론 변이의 불확실성 속에서 월간 기준 혼조세를 보였다. 11월 중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3.73%, 0.83%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0.2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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