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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잠재성장률 0.6%까지 하락...은행 소멸할 수도"

기사입력 : 2021년11월30일 10:47

최종수정 : 2021년11월30일 10:47

"코로나 이후 디지털 가속화...금융산업도 위기 직면"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50년에 이르러 다른 선진국들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향후 1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위권 수준을 유지한다면 지난해 2%에서 2045년 0.60%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은행회관에서 '코로나19 이후 세계경제 조망과 한국경제에의 시사점'을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를 열었다.

30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은행회관에서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코로나19 이후 세계경제 조망과 한국경제에의 시사점' 국제 컨퍼런스를 열었다. [사진=뉴스핌] 최유리 기자 = 2021.11.30 yrchoi@newspim.com

이날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포스트 코로나시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경로 추정'을 통해 향후 경제상황을 전망했다.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1990년대 6%대, 2000년대 4%대, 2010년대 2%대로 10년마다 2%포인트(p)씩 하락했다.

향후 10년간 모든 생산요소가 OECD 국가 중위권 수준일 경우 잠재성장률은 2020년 2% 수준에서 2030년 0.97%, 2040년 0.77%, 2045년 0.60%로 점차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수준으로 수렴하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따르는 경우 2045년 잠재성장률은 2.08%, OECD 국가 하위권 수준으로 수렴하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따르는 경우는 –0.56%로 분석됐다.

장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급속한 디지털화의 진전, 재택근무 확산 등 사회경제규범의 변화, 사회양극화 확대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성장잠재력이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며 "향후 노동이나 자본 투입의 증대, 생산성 향상 등 생산요소의 투입량이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다양한 정책조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금융산업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졌다. 코로나 위기 이후 핀테크, 빅테크사들의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전통 금융사들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토스텐 벡 유럽대학원(EUI) 교수는 "은행의 경쟁사는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플랫폼사들이 됐다"며 "이들은 비금융에서 시작해 데이터와 네트워크 효과에 힘입어 금융에 진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기업들은 유형자산보다는 지식재산권(IP), 특허권 등 무형자산에 기반해 성장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가계대출에 집중할 경우 금융과 경제성장 사이의 양(+)의 상관관계가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은행들은 궁극적으로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금융사들이 코로나에 대한 단기대응은 잘 해왔지만, 중장기적으로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윤주 보스턴컨설팅그룹 MD파트너는 "은행들은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신규 진입자들과 경쟁해야 한다"며 "경쟁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동시에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파트너는 "사업 혁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새로운 변화를 내재화시켜야 한다"며 "현 금융기관 구조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재영입부터 투자, 인수합병(M&A)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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