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문가가 본 스마트워치 "피해자 아닌 가해자가 차야"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신변보호 등 치안정책, 피해자 아닌 가해자가 중점돼야
스토킹피해보호법 없으니 경찰도 훈령으로 대처
올해 9월 기준 스마트워치 수는 3700대 뿐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박서영 인턴기자 =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여성이 전 남자친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여성은 경찰이 관리하는 데이트폭력 신변보호 대상자였다. 사건 당일 전 남자친구의 위협에 여성은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 신고 버튼을 눌렀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부정확한 위치 전달이 원인이었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스마트워치는 신변보호 대상자에게 지급되는 일종의 위치확인 장치다. 외형은 일반 스마트워치와 비슷하지만 비상시 긴급신고 버튼을 누르면 112 상황실에 자동 신고돼 경찰이 출동할 수 있는 위치 정보가 확인된다. 그러나 최근 물량 부족과 부정확한 위치 등이 문제가 되면서 스마트워치 제도 운용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럼 스마트워치의 정확성을 높이면 이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가 우선 이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즉 스마트워치를 착용해야 하는 대상자는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스마트워치 자체의 성능도 향상돼야 하지만 제도적으로 보완이 돼야 한다"며 "법원에서 접근금지 100m 명령이 나오는 경우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할 것이 아니라 가해자에게 채워야한다. 관리 대상자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아니냐"고 말했다.

이 교수는 "스마트워치 안에는 혈압이나 심장 맥박수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생리학적 기능이 있다"며 "이걸 활용해서 가해자가 피해자를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일정 기간을 설정한다든가 가해자가 100m 이내 접근할 경우 피해자에게 자동적으로 알리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될텐데 이 간단한 걸 경찰이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피의자 A씨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1.11.22 pangbin@newspim.com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해자의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이 우선 필요하지만, 스마트워치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차야한다"며 "피해자가 가해자를 피해다니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가해자가 스마트워치로 추적을 받는 것이) 사실상 가능한데 현재 법령이 없디"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워치는 피해자 입장에서 가장 마지막 순간에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마지막 도구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주면서 '우리가 당신을 보호하겠다'고 하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 있다. 피해자가 원하는 것을 해줘야한다"고 꼬집었다.

스마트워치의 오류로 경찰의 보호를 받지 못해 피해자가 숨진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부산에서는 신변보호를 받던 50대 여성이 스마트워치로 신고했지만, 경찰이 500m정도 떨어진 여성의 집으로 출동하는 바람에 연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바 있다. 

최근에도 데이트폭력, 스토킹, 학교폭력 등 신변을 위협하는 범죄가 늘어나면서 경찰에 신변보호를 신청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워치는 현장 수요에 비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경찰청이 집계하는 전국 관서별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 보급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경찰이 보유한 스마트워치는 총 3700대 뿐이다.

이마저도 지난 7월 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을 계기로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들끓으면서 기존 2300대에서 61% 늘린 수준이다. 경찰은 인권·사회적 약자 보호예산을 반영해 내년 1월까지 스마트워치 보급량을 1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또 현재 여성가족부가 입법예고 중인 '스토킹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스토킹보호법 제정안) 통과도 촉구했다.

승 연구위원은 "스토킹처벌법은 있지만 스토킹피해보호법은 없어서 경찰이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이 부족하다"면서 "관련법이 겨우 입법예고만 되다보니 피해자에 대한 입법 부재라는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22대 경찰청장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07.24 dlsgur9757@newspim.com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행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며 "수사기관이 가해자를 입건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는 또다시 폭력, 폭언 심지어 살인까지 노출될 수 밖에 없고,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이 미흡하다보니 정작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거나 단념하는 일이 발생한다"며 "피해를 당해도 제때 보호를 받을 수 없겠구나,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굉장한 심각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 역시 피해자를 보호해야할 관련부처와 국회에 책임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입법만 해놓고 시행 세칙이나 피해자 보호에 대한 논의가 느리다"며 "여야가 모두 입법 실적만 챙기고, 피해자 생명은 보호하지 못했다. 실행이 잘 이행되기 위한 세부적인 규칙들이 없는데 국회가 얼른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filter@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늘 '첫 청와대 국무회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케이티비(KTV)로 생중계되는 56회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어떤 발언을 하고 국무위원들과 어떤 발언을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본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참모진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가 대국민 생중계로 진행되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내각에 주문할지 관심사다. 청와대 출근은 이튿날이지만 내각의 전체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이전 후 이재명 정부의 첫 상징적인 대국민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와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로 이전과 함께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병오년 2026년 새해 공식 일정도 예정돼 있겠지만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여는 첫 국무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 아그레망를 청와대 이전 후 첫 재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특히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책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국민과 함께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고 공직사회에 긴장도를 불어넣는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손꼽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kjw8619@newspim.com 2025-12-30 06:45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