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약 못한 사람들은 축제 못즐겨…프로그램 다양했으면 좋았을 것"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자리가 저렇게 텅텅 비었는데 들어가게 해주세요. 백신도 다 맞았어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던 광주의 대표적인 도심 축제인 추억의 충장축제가 지난 18일 개막했다.
개막식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시민 1000명을 초청해 운영한 탓에 사전예약 기회를 놓친 수백여 명의 시민은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무대 밖에 마련된 전광판 중계를 시청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18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 일대에서 '제18회 추억의 충장축제'가 열리고 있다. 축제는 오는 21일까지 5·18민주광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동구 일원에서 '힐링 YES 충장축제'를 주제로 열린다. 2021.11.18 kh10890@newspim.com |
이 과정에서 실랑이도 벌어졌다. 개막식장에 빈자리가 빼곡했지만 초청장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관계자의 말에 70대 남성 A씨는 "백신 접종도 했고, 자리도 저렇게 많은데 누굴 위한 축제냐"며 "여기가 공산당이냐. 안에 있는 사람은 안전하게 관람하고 밖에 있는 사람들은 따닥따닥 붙어서 보다가 코로나19에 다 감염되라는 것이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동구 주민 박모(56) 씨는 "2년 만에 열린 충장축제라 기대하고 가족끼리 구경하러 왔는데 사전예약을 안한 시민들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느라 재미가 반감됐다"며 "사전예약을 하지 않은 사람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18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사전예약제로 진행되는 추억의 충장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사전예약 기회를 놓친 시민은 밖에서 빼곡히 모여 구경하는 한편 축제장 내부는 빈자리로 가득하다. 2021.11.19 kh10890@newspim.com |
동구는 위드 코로나 단계별 일상회복 전환에 따라 기존 축제와 차별화를 꾀하고 '안심하면서 즐길 수 있는 안전한 모범축제'의 선도적인 모델을 만들기 위해 드라이브 인 콘서트, 충장 베란다 콘서트, 추억의 소울푸드 등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특히 차 안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드라이브 인 콘서트'는 동구가 야심 차게 준비한 사전예약제 비대면 프로그램이지만 이 역시 시민들 반응은 싸늘했다.
SUV 차량을 타고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관람하러 온 장모(24) 씨는 "공연 시간보다 몇 시간 먼저 도착해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고 했는데 SUV 차량은 다른 관람객의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관계자의 말에 안내한 곳으로 따라가니 무대가 보이지도 않는 먼 곳이었다"고 토로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19일 오후 광주 동구 ACC 부설주차장에서 진행한 드라이브 인 추억 콘서트. 공연 시간보다 몇 시간 먼저 도착한 차량은 무대에서 가장 먼 곳부터 배치됐고 뒤늦게 온 차량이 무대 앞쪽으로 배치되면서 관람객들은 시야에 가려 공연은 보이지도 않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관계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2021.11.19 kh10890@newspim.com |
이어 "가장 화나는 건 관계자들의 태도였다. 공연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SUV 차량들을 몇 시간 먼저 도착한 차량들 앞으로 자리를 안내한 탓에 시야가 가려져서 무대가 보이지 않게 되자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실랑이를 벌이다 짜증을 내며 일찍 공연장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비판했다.
1970~80년대 광주의 번화가를 옮겨놓은 듯한 추억의 거리와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행사로 진행되는 제18회 추억의 충장축제는 '힐링 YES 충장축제'를 주제로 대면 프로그램을 30%로 축소하고, 비대면 프로그램을 70% 확대하는 '혼합분산형' 축제로 오는 2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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