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종합] '비보다 차가운 호남 민심'...결국 5·18묘역에 분향 못한 윤석열

기사입력 : 2021년11월10일 18:45

최종수정 : 2021년11월11일 00:11

'전두환 옹호' 발언 이후 첫 광주행
"분향은 못 했지만 참배해서 다행"

[광주=뉴스핌] 이지율 기자 = "진정성 없는 사과쇼로는 절대 참배 못 한다. 민주주의 성지를 더럽히지 말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전두환 옹호' 발언 사과를 위해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찾았지만 시민 단체들의 반발로 분향소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참배를 해야 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10일 오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역을 찾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방문을 반대하는 오월 어머니회 등 광주지역시민단체의 항의로 추모탑 입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2021.11.10 kh10890@newspim.com

윤 후보의 민주묘역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광주지역 5월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과 대학생 진보단체들은 이날 오전부터 윤 후보의 방문을 막아서기 위해 경찰과 대치했다. 무력 충돌을 대비해 현장에 투입된 경찰은 수백명에 달했다.

광주시민들은 "욕하지 맙시다. 계란을 던지지 맙시다. 자작극에 말려들지 맙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채 평화 시위를 이어갔지만 윤 후보가 현장에 도착해 추모탑으로 향하자 스크럼을 짜며 윤 후보의 접근을 막아섰다.

시민단체들과 경찰의 대치 상태가 길어지자 윤 후보는 약 15분 가량의 기다림 끝에 추념문 앞에서 참배를 시작했다.

윤 후보가 참배를 준비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윤 후보는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묵념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묵념을 마친 뒤 "제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저는 40여 년 전 5월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되었고 광주의 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꽃 피웠다"며 "그러기에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5월 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며 "지켜봐달라. 여러분께서 염원하시는 국민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고 여러분께서 쟁취하신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광주 시민들은 "쇼하지 마라" "개무시" "무반응" "윤석열 사퇴" "민주주의 성지를 더럽히지 말라"고 외치며 윤 후보가 묘역을 뜰 때까지 항의했다.

반면 국화꽃을 나눠든 채 윤 후보를 응원하던 광주 지지자 모임도 수십명 가량 운집했다.

자신을 광주 토박이 '윤공정' 회원이라고 밝힌 한 50대 여성은 "윤 후보는 전두환을 옹호한 적이 없다. 발언을 왜곡해서 비난하는 것"이라며 "광주 토박이인 우리가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윤 후보를 두둔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을 빚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5·18민주묘역을 방문, 반대하는 시민들에 막혀 묘역 근처에서 참배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1.10 kh10890@newspim.com

윤 후보는 묘역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제 발언으로 상처 받으신 모든 분들께 사과를 드렸다"며 "이 마음은 오늘 이 순간 사과드리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상처받으신 국민, 특히 광주시민 여러분들께 이 마음을 계속 가지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향은 하지 못했지만 참배를 해서 다행"이라며 "저 분들의 마음은 제가 십분 이해한다. 우리 5월 영령분들의 분향과 참배를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래도 많은 분들이 협조해주셔서 사과드리고 참배할 수 있었던 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신의 광주 방문에 대한 '정치적 자작극' 비판에 대해선 "저는 정치적 쇼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지금까지 발언 중 지금도 후회되는 발언이 없나'라는 질문에 "후회의 문제가 아니라 그 발언으로 다른 분들에게 상처를 줬으면 거기에 대해 질책을 받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지 후회라는 게 의미가 없다는 말"이라고 답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5일 2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선출된 후 지금까지 한 발언 중 후회되는 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용섭 광주시장이 5·18 민주화 정신을 헌법에 실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선 "5·18 민주화 정신이라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이고 우리 헌법가치를 지킨 정신"이라며 "헌법이 개정될 때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고 늘 주장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5·18 민주화 정신이 자유민주주의 정신이므로 본질을 왜곡하는 건 비난 받아 마땅하고 허용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어느정도 역사에 대한 평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본질을 허위 사실과 날조로 왜곡하는 건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므로 허용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5·18 민주묘지 방명록에는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10일 오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역을 찾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방문을 반대하는 오월 어머니회 등 광주지역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고 있다. 2021.11.10 kh10890@newspim.com

윤 후보는 민주묘지 방문에 앞서 이날 첫번째 광주 일정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이끌고 평생을 유신과 군사 독재에 항거한 홍남순 변호사의 생가를 찾았다. 홍 변호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의 시민 학살에 항의하는 행진을 하다가 군사재판에서 내란수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호남의 대표적 인권 변호사다.

윤 후보는 전남 화순에 위치한 홍 변호사의 생가를 찾아 유족과 차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검찰에 있을 때 서로 많이 지도해주고 아껴주던 선배의 형수가 조비오 신부님 막내 여동생이었다"며 "집에 가면 옛날부터 두 분이 가까우시니까 홍남순 변호사님 말씀을 좀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5·18 때 홍 변호사님과 조 신부님 두 분 같이 내란죄로 구속돼 얼마나 고생했는지 같이 수감 중에 '자네한테 좀 물어보세. 우리가 정의로운 일을 했는데 실제 하나님이 계시다면 정말 왜 우리가 이렇게 고생을 하는 거냐'(라고 묻자) 조비오 신부님이 다 뜻이 인내하고 있으면 된다고, 얼마나 힘이 드셨던지 그 얘기를 조 신부님 막내 동생에게 들은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종친회 측은 "윤 후보가 역대 대통령 후보 중 처음으로 왔다. 영광이고 고맙다"고 인사하며 윤 후보에게 책 <영원한 재야, 대인 홍남순>과 <명성황후 평전>을 선물했다.

이어 윤 후보는 5·18자유공원을 방문해 민주화 운동 역사 전시물을 둘러본 뒤 민주묘역으로 향했다.

윤 후보는 오는 11일 일정을 위해 이날 저녁 목포로 이동한 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인사들과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다. 만찬 일정에는 권노갑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전 시의원과 구의원, 목포 지역 언론인들이 참석한다. 

jool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3%p↓, 38.1%…"與 총선참패 '용산 책임론'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3%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5%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1.2%포인트(p)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6%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36.0% '잘 못함' 61.0%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0.0% '잘 못함' 65.5%였다. 40대는 '잘함' 23.9% '잘 못함' 74.2%, 50대는 '잘함' 38.1% '잘 못함' 59.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51.6% '잘 못함' 4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60대와 같이 '잘함'이 50.4%로 '잘 못함'(4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8.5%,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1.4% '잘 못함' 65.2%, 대전·충청·세종 '잘함' 32.7% '잘 못함' 63.4%, 부산·울산·경남 '잘함' 47.1% '잘 못함' 50.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8.5% '잘 못함' 38.0%, 전남·광주·전북 '잘함' 31.8% '잘 못함' 68.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7.1% '잘 못함' 60.5%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4.7% '잘 못함' 63.4%, 여성은 '잘함' 41.6% '잘 못함' 55.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일관한 탓이 크다'라는 '용산 책임론'이 대두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한 여론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국무회의 발언 등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지 않아 추후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4-18 06:00
사진
이재명 "다 접어두고 尹대통령 만나겠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김윤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과 관련해 "의제도 정리하고 미리 사전조율도 해야하는데 그조차도 녹록지가 않은 것 같다"며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복잡한 의제들이 미리 정리됐으면 좋았을 텐데 쉽지 않은 것 같다. 그거 정리하느라 시간 보내기 아쉽기 때문에 신속하게 만날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4.26 pangbin@newspim.com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서 총선에서 드러난 우리 국민들의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민생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또 필요한 조치들을 할 수 있도록 요청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우리 국민들의 이런 어려운 상황, 총선 민의를 잘 들어주시고 절박한 심정으로 어떻게하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 몰락한다는 각오로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국민이 기대하는 성과, 가능한 조치들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 실무회담은 전날에도 이어졌지만,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의제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사전 합의가 필요 없는 자유로운 형식의 회담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가 의제 조율이 지지부진하자 이를 접어두고 일단 윤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만남은 금명간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ycy1486@newspim.com 2024-04-26 09:3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