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안보동맹 '오커스'(AUKUS) 창설과 호주에 핵 잠수함 기술 지원 결정과정에서 불거진 갈등 봉합에 나섰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 자리에서 "우리가 어설프게 일을 처리했다"며 사실상 사과했다.
그는 "그 일이 품위있게 처리되지 못했다"면서 "그 일들이 처리되기 이전에 프랑스가 이미 오래전에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여겼다"고 해명했다. 이어 "프랑스만큼 오래되고 충실한 동맹은 없다"면서 "프랑스는 극도로 가치있는 우리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9월 15일 영국·호주 등과의 이른바 오커스 동맹을 창설하면서 호주의 해군력 증강을 위해 핵잠수함 건조 기술을 제공키로 했다. 중국에 대한 견제 목적이었다.
호주 정부는 이를 계기로 프랑스와 맺었던 660억 달러 규모의 잠수함 기술 협력및 공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얘기를 건네고 있다. 2021.10.30 [사진=로이터 뉴스핌] |
프랑스 정부와 언론들은 미국이 오랜 동맹인 프랑스의 뒷통수를 쳤다며 격분했고, 양국 관계도 급속히 경색되는 조짐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마크롱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명한 데 이어 이날 대면 회담을 통해 머리를 숙이며 프랑스 달래기에 나선 셈이다.
이날 회담 장소가 주이탈리아 프랑스 대사관으로 정해졌고, 마크롱 대통령이 주재하는 형식을 취한 것도 프랑스를 예우하기 위한 백악관의 양보로 풀이된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도 미국은 "역사적으로 위대한 동맹이자 모든 분야에 가치있는 동맹"이라면서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미국과의 미래 지향적 관계 형성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무기 수출, 원자력, 재생에너지, 혁신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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