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2021년이 벌써 두달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노조원들은 '피켓'을 놓치 못하고 있다. 파업은 89일째지만 실마리는 풀리지 않고 있다.
김용석 사회문화부 차장 |
KPGA 노사 앙금은 '동성간 성추행 문제'로 불거졌다.
발단은 지난 5월 KPGA의 직장 내 동성 성추행 문제 보도다. 이에 KPGA 사측은 언론 부실대응과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의 이유 등을 들어 당사자인 A씨에 대해 3개월 정직 징계를 내렸다. '인사문제'로 대립한 KPGA 노사는 8월2일 틀어졌다. 현재 A씨는 징계에서 해제돼 파업에 동참중이다.
이 때문에 남자 프로골프 대회는 다소 '썰렁'하다. KPGA 직원 10명이 담당할 일을 2명 정도가 한다. 외주를 맡은 대회를 맡은 운영사도 마찬가지다. 주체인 KPGA 직원들이 없으니 일이 더 많다. 업무 피로도는 더 악화됐다.
김병준 한국프로골프협회 대표이사는 "서로 원만한 타협을 통한 좋은 해결을 바란다. 또 해당 직원의 징계도 끝난 상황이다"라며 "KPGA 대회 운영 등에도 (파업 때문에) 힘든 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대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풀어 나갈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허준 노조 위원장은 "수개월째 '무노동 무임금'으로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힘들어도 '이젠 '부조리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하고 있다. 구자철 KPGA 회장과의 직접 면담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노사 갈등은 해를 넘기고 있다. 지난해 6월29일 설립한 KPGA 노조는 사측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10여차례 진행했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파업 이후에도 두 차례 만났지만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아무런 결론이 나오지 않는 만큼 KPGA 노조는 이를 해결할수 있는 회장과의 직접 면담을 원하고 있다.
KPGA는 약 6800여명의 프로 선수들이 주인이다. 대회는 정상 진행되고 있지만 분위기는 예전만 못하다. KPGA 가장 큰 대회인 제네시스의 경우에도 '찬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대회 스폰서들도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물론 KPGA도 여러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무관중 대회임에도 4개 대회를 신설하고 '메이저리그 전설' 박찬호를 초청선수로 부르는 등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갈등이 계속된다면 남자골프의 발전에 호의적이던 스폰서마저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
KPGA 대회는 11월4일 열리는 LG SIGNATURE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으로 모두 끝난다. 최종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서로 앙금은 씻고, 오해는 풀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젠 서로 끌어 안고 대화 할때다. 최근 국정감사 도마 위에도 오른 KPGA 파업에 대해 노동청은 내달부터 조사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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