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배임 보강 수사…이재명 연관 여부도 확인
'공모지침서 직보·황무성 사퇴 종용'
'재판거래' 의혹도 사실관계 확인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서도 여러 의혹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배임 혐의를 보강 수사하면서 이 후보의 관련 여부도 함께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6일 대장동 의혹 4인방 중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또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투자팀장으로 공모지침서 작성 등 실무를 담당한 정민용 변호사도 소환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2021.10.25 jungwoo@newspim.com |
정 변호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공사 이익을 확정한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를 성남시장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 대장동 4인방 조사 과정에서도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지난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환수 조항 삭제를)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알려진 내용과는 달리 이날 취재진에게는 '공모지침서를 (이 후보에게) 직접 보고한 적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진술이 수시로 뒤바뀌고 있는 셈이다. 검찰은 정 변호사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찰은 정 변호사 뿐 아니라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을 소환해 임기 중 돌연 사퇴한 과정과 당시 이 후보의 개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음 파일에서 황 전 사장은 화천대유 설립일인 2015년 2월 6일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집무실에서 당시 개발사업본부장 유한기 씨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40분 분량의 녹음 파일에서 유 씨는 황 전 사장에게 사직서 제출을 14차례 요구했다.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은 12번,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은 8번, 성남시장은 4번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도 황 전사장이 사퇴를 종용 받는 대화 과정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
황 전 사장은 대장동 개발은 유 전 본부장이 주도하고 유 전 본부장이 해당 자리에 오르는데 당시 이재명 시장이 개입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사퇴 종용'은 없었다는 이 후보의 해명과 배치된다. 검찰은 이와 관련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이 후보와 정진상 전 실장의 과거 전자결재 기록과 전자메일 기록을 추출해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황 전 사장의 녹취록과 정 변호사의 시장 직보 진술 등이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 입증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가 입증돼야 이 후보로의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결국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거나 빼는 데 있어서 (황 전 사장의) 사퇴가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라며 "중도 사퇴 이후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되거나 들어가지 않은 상태로 공모지침서가 공고됐는데, 그 과정에 유동규 전 본부장의 전행이 있었는지, 그래서 황 전 사장이 사퇴에 이르렀는지 이 부분을 밝히는 것이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아울러 검찰은 '재판거래' 의혹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최근 법원행정처로부터 김만배 씨의 대법원 출입 내역을 제출받아 그의 출입 시기와 이 후보의 대법원 선고 간의 연관성도 추적 중이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