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미식 수준으로 구현"...2~3배 비싼 '프리미엄 제품' 잇따라
'비싸더라도 고품질' vs '저렴한 제품 선호'...장바구니 심리도 양극화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식품업계가 2000원대 라면, 8000원대 간편식 곰탕 등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재료와 맛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넓혀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식품가격이 잇따라 오른 상황에서 기존 제품 대비 2~3배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 제품들의 비중이 늘어나 장바구니 부담을 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8000원대 간편식 곰탕...식당 수준 가격 내세운 이유는?
31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국물요리 프리미엄 신제품인 '비비고 도가니곰탕'과 '비비고 꼬리곰탕'을 최근 출시했다.
전문 식당 수준의 국물요리를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컨셉으로 가격은 각각 8180원으로 책정했다. 기존 비비고 사골곰탕(1380원)과 한우사골곰탕(3180원) 대비 훨씬 비싼 가격이다. 대신 진한 국물에 소고기 살코기 등 건더기를 강화하는 등 식당 수준의 퀄리티를 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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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제일제당 |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프리미엄 우유 제품인 '서울우유 유기농우유'를 선보였다. 최근 서울우유가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우유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서울우유는 '나100%' 브랜드를 앞세워 기본 흰우유 제품의 품질을 강조해왔다. 그런데 올해 처음으로 프리미엄급 우유에 도전한 것이다. 유기농 우유는 강원도 철원의 유기농 목장에서 100% 유기농 사료를 사용해 만든 제품으로 하루 7500개 한정 생산하며 5180원(700ml 기준)의 가격을 책정했다. 기존 흰 우유와 비교해 가격이 2배 가량 높다.
농심은 고급 식재료로 꼽히는 블랙 트러플을 사용해 '새우깡 블랙'을 내놨다. 신라면 블랙과 같은 프리미엄 라인의 스낵으로 새우함량을 늘리고 트러플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1500원으로 기존 새우깡(1000원) 대비 높게 책정했다. 하림도 최근 고가의 더 미식 장인라면(장인라면)을 선보였다. 장인라면의 봉지 당 가격은 2200원, 컵라면은 2800원이다. 타사의 프리미엄 라면대비 30%가량 비싼 가격이다. 마찬가지로 육수와 면, 건더기 등 품질을 강화한 '프리미엄 라면' 타이틀을 내세웠다.
◆'비싸더라도 품질' vs '높은 가격은 부담'...장바구니도 양극화
업체들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 이유로 다양해진 소비자 니즈를 꼽는다. 건강과 맛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집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격이 높더라도 고품질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차돌된장찌개, 갈비탕, 차돌육개장 등 프리미엄 국물요리 제품의 매출 비중은 올해 9월 누계 기준으로 비비고 국물요리 전체의 30%를 넘어섰다. 2019년(프리미엄비중 15%)과 비교하면 2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프리미엄 라면을 내놓은 하림도 제품 출시 전 소비자 조사에서 이같은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석춘 하림 대표는 지난 간담회에서 "소비자 조사를 진행한 결과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라면을 먹겠다는 응답자가 30~40%에 달했고 이를 제품 타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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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국내외 원자재 및 연료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9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2% 올라 111.13(2015년 수준 100)으로 연속 상승세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7.5% 상승한 수치다. 사진은 같은 날 서울 시내 대형마트 모습. 2021.10.21 kimkim@newspim.com |
다만 프리미엄 제품군이 늘어날수록 장바구니 부담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있다. 최근 라면, 우유, 음료 등 생활과 밀접한 가공식품 가격이 잇따라 오른 상황에서 매대를 차지하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들의 비중이 늘면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비비고 국물요리 제품 25종 가운데 13종이 프리미엄 제품에 해당된다. 프리미엄 제품의 선택지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양극화된 소비 심리에 부응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와 프리미엄형 제품을 찾는 이들로 장바구니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의 선택이 저렴한 제품과 고가의 제품으로 양분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외식, 요리 수준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맞춰 높은 품질을 구현한 것이기 때문에 기존 제품들과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