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R, 구소련 붕괴 당시 성공적 핵 폐기 이뤄"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구소련 비핵화 과정에서 적용된 '협력적 위협 감소 프로그램(CTR)을 북핵 문제 해결에 참고해 '한반도판 CTR'을 구상해보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15일 '북핵 CTR 협력 관련 한미 국제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CTR 사례의 시사점을 북핵문제 해결에 참고하며 한반도판 CTR을 구상해보는 것은 몇 가지 측면에서 유용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5차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09.14 kilroy023@newspim.com |
이 장관은 "CTR은 과거 구소련 붕괴에 따라 핵무기를 승계하게 된 우크라이나, 카사흐스탄, 벨라루스 등의 국가들이 비핵화와 안전보장, 경제지원을 교환하면서 평화적으로 핵 폐기를 이룬 성공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먼저 "안전보장과 경제협력을 포함한'포괄적 비핵화 모델'의 수립이라는 측면에서 CTR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 입장에서는 비핵화 진전에 따라 대북제재의 단계적 해제, 평화협정, 북미관계 정상화 등 구체적 상응 조치에 대한 기대가 클 것"이라면서 "핵 폐기 이후 청사진을 제시하게 된다는 점에 있어서 협상의 유인과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비핵화 과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라는 점에서도 CTR이 주는 시사점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CTR 이행 과정에서 샘 넌 의원 등이 공동발의한 '넌-루가 법'을 기반으로 협정의 준수와 상응하는 보상조치가 이행됐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미 남북, 북미 간에도 판문점선언과 북미 싱가포르 공동선언이 존재하기에 이를 바탕으로 향후 협상을 통해 구체적 합의와 이행방안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다자적 참여와 지원을 통한 비핵화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점에서도 CTR은 매우 유용한 시사점을 준다"고 내다봤다.
그는 "CTR 적용을 통해 초기부터 참여국들이 관여하게 되고 핵을 폐기하는 북한과 이를 지원하는 국가 간 원활한 협력을 통해 보다 검증 가능하고 투명한 비핵화 과정을 진행해 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한미를 포함한 관련국들의 협력과, 지지, 역할 분담이 이루어진다면 북한도 비핵화 과정의 선순환에서 쉽게 이탈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불가역적 비핵화가 촉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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