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42.3조원 중 절반이 '전세자금대출'…개별대출 11.5조‧집단대출 9.5조
금융위, 추석 이후 집단대출‧정책모기지 방안 마련할 듯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올해 8월까지 주택담보대출 중 집단대출이 25%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이 꺾이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이 집단대출과 정책모기지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6조2000억원 늘어난 104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크게 줄었지만, 주담대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달 주담대는 5조 주담대 증가액은 올해 1월 5조원, 2월 6조5000억원, 3월 5조7000억원, 4월 4조2000억원, 5월 4조원, 6월 5조1000억원, 7월 6조원, 8월 5조9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주담대는 총 42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전세자금대출이 21조3000억원 정도고, 나머지는 개별 일반대출이 11조5000억원, 집단대출이 9조5000억원을 차지한다. 추산해보면 전세자금대출은 주담대의 절반, 집단대출은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이다.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박성진 차장은 8월 주담대 증가에 대해 "주택매매 및 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집단대출 취급도 이어지면서 전월과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다"며 "주담대 증가분 절반이 전세자금대출로, 이는 실수요적 성격이 강한 만큼 규제가 상대적으로 없기 때문에 대출 증가 요인으로 계속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2021.09.08 jyoon@newspim.com |
금융권에선 가계대출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전세대출'을 공통적으로 지목한다. 전세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지 않는 대출인데다, 금리도 연 2%로 낮기 때문이다. 원인을 알고 있지만 전세대출을 규제하기는 쉽지 않다. 전세대출은 대부분 실수요자들이 받고, 20~30대 청년들의 수요가 많아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을 건드리거나 (규제 강화를)검토할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며 "전세대출은 대부분 실수요자들이 받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규제가 쉽지 않은 만큼,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전세대출은 실수요라는 차원에서 (정책방향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는 우선 DSR 적용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지난 7월부터 모든 규제지역의 6억원 초과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을 때 개인별 DSR을 40%로 제한한데 이어, 내년 7월부터는 모든 대출을 합쳐 2억원을 초과할 때, 2023년 7월부터는 1억원을 초과할 때 개인별 DSR을 규제한다. 이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이 이달 하순 추가 대책에 포함된다.
또 금융위는 가계대출 관리 방안으로 집단대출과 정책모기지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분양가 9억원 이상 주택은 중도금 집단대출이 금지되고 있다. 때문에 추석 이후 나올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집단대출 규제가 포함 될 경우, 분양가 기준이 하향되거나 잔금 집단대출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 금융공기관의 보증을 통해 저금리로 실행되는 정책모기지 대출도 규제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현재 정책모기지 상품은 차주 소득, 대상주택 가격, 대출 한도 등에 제한을 두고 있다.
전날 금융연구원 토론회에서 이동훈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올해는 일반 주담대는 순감했고 신용대출은 지난해 대비 반토막으로 줄어든 반면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 집단대출 등 3가지가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 3개 대출이 모두 실수요 대출이어 정책적 진퇴양난에 놓이게 됐다"고 토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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