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청책과 7일부터 운영...청년 특화 창업 추진
취업 밀려 창업 내몰기보다는 기업가정신 배양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MZ세대의 창업을 촉진할 전담부서가 중기부에 꾸려진다. 이제부터는 MZ세대가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부가 창업 예산을 뿌려주거나 취업을 회피한 창업 문화를 확산시킨다면 정책의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중기부, 청년창업 붐 일으키려 청년정책과 설치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의 창업 열기가 '청년창업 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7일부터 창업진흥정책관 내에 청년정책과를 설치해 운영한다. 청년정책과는 과장을 포함한 직원들을 20~30대 청년 위주로 배치해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창업정책이 기획·실행될 수 있도록 운영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세계가 인정한 대한민국 청년 스타트업 2021' 간담회에서 청년 창업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06.22 pangbin@newspim.com |
최근 상반기 기준 청년창업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청년창업만을 별도로 관리할 부서 조직이 필요하다는 게 중기부의 설명이기도 하다. 실제 올해 발표된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청년창업기업은 2019년 21만9407개, 2020년 24만289개, 올해 25만78778개에 달한다.
청년정책과는 '청년창업 활성화 방안'에서 발표했던 핵심과제들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청년의 특성을 고려한 특화 프로그램들을 통해 청년창업 붐이 확산될 수 있도록 청년창업 정책을 총괄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안에 청년 창업붐 확산의 지역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창업중심대학'을 5곳 내외로 신규 지정한다. 올해 선정될 창업중심대학은 향후 5년간(2022~2026년) 중기부의 창업 지원사업을 전담해 수행한다.
청년 창업기업들의 개발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한 맞춤형 인력지원 프로그램인 '스타트업·벤처 청년인재 이어드림 프로젝트', '에스오에스(SOS) 개발자 프로젝트'도 하반기에 추진한다.
청년 특화 창업지원프로그램인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창업기업지원서비스 바우처 등은 청년창업 현장에 맞도록 지원한다. 오는 11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경진대회인 '도전 케이(K)-스타트업'도 연다.
◆ 취업 어려워 창업으로 몰리는 백도어 창업이면 '큰일'
청년창업 전담 부서의 신설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청년들에게는 다소 장밋빛 희망만 건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들린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취업 전선에서 실패를 맛본 청년들이 어쩔 수 없이 창업 전선으로 내몰려진 것은 아닌 지 살펴봐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연합창업대학원 운영기관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3.05 mironj19@newspim.com |
한 창업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졸업생은 "사실 청년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은 기업에 좀더 어필하기 위한 스펙을 추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동안 획득해온 자격 등 스펙을 쌓는데 한계에 도달했고 창업시대라는 말에 창업 경험을 갖춘 취준생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학의 역할 역시 정부 창업예산의 집행기관으로 전락할 경우, 실질적으로 청년 창업인재를 키우기보다는 장학금을 주는 방식과 다를 바가 없다는 비난도 나온다.
정부의 창업 프로그램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더라도 대학과 구성원들의 변화가 없다면 창업선도대학이라는 타이틀이 맞지 않다는 얘기다.
한 대학 관계자는 "창업에 대해 현직 교수들의 생각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인문학이어서 창업을 못한다든지, 재정 지원을 충분히 해줘야 창업을 연결시킬 수 있다든지 하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준배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은 "실제 취업이 어려워 정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등 창업분야를 취업문제의 '백도어'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청년 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도 도전 의지를 갖출 수 있도록 기업가정신부터 길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대학도 스스로 창업에 대한 혁신을 해야 할 뿐더러 사회문제, 대학의 생존문제, 국가문제, 청년문제 등을 풀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도 대학 자율로 프로그램과 비전을 설계하도록 해 중립적인 위치에서 대학 특성별로 창업 내용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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