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화이자 등 '백신주' 집중 매수
코인 시장 회복에 관련주도 눈길
나스닥, S&P500 등 최고치 경신에 ETF↑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원정 개미들의 장바구니 종목이 다시 한 번 크게 바뀌었다. 8월 들어 코로나19 백신주와 비트코인 관련주 등으로 주종목을 바꾼 가운데, S&P500과 나스닥 등이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자 지수를 2·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도 과감한 투자 행보를 보였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세계 최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다. 이 기간 사들인 순매수액은 1억8710만 달러(약 2163억 원) 규모다.
아마존은 현지시간으로 7월2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하반기 매출 가이던스(추정치)를 낮추며 급락세를 보였다. 3600달러 선을 오가던 주가가 8% 가까이 내려앉은 상황에서 원정개미들은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인지하고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순매수 2위는 비슷한 시기에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1억2922만 달러, 약 1494억 원)이다. 알파벳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2분기 호실적으로 주목받은 대표적인 빅테크주다. 알파벳의 2분기 매출이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주가는 꾸준한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회사채 ETF인 아이셰어즈 아이복스 투자등급회사채(티커: LQD)에도 6232만 달러(약 732억 원)에도 매수세가 붙었다. LQD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대주주로 보유하고 있으며, 배당 수익률이 연간 2~3%에 이르는 월배당주다. 8월 초 금리 인상 우려에 하락한 LQD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자 안정적 수익을 바라는 투심이 모여든 것으로 풀이된다.
전반적인 테마 중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모더나(4위)와 화이자(7위), 노바백스(12위) 등 백신개발업체가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속에 글로벌 백신기업에 대한 매수 주문이 급격히 늘면서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부스터샷(추가 접종) 승인도 이들 기업의 이익률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상화폐 관련 기업에도 투심이 모이는 양상이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페이팔 등이 각각 순매수 9위, 23위 등을 차지했다. 민간기업 가운데 가상화폐 '큰손'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10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팔은 자사 계정으로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매매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순매수 39위에 올랐다.
주가 하락을 기회 삼아 매집 기회로 삼는 '저가 매수' 종목도 적잖았다. 순매수 5위에 오른 소파이는 학자금 대출 서비스 비중이 높은 대출·금융 서비스 플랫폼이다. 미국 정부가 학자금 대출 상황 유예기간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최근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중국기업 알리바바, 텐센트, 핀둬둬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니콜라, 쿠팡 등 주가 하락세를 보인 기업을 집중 매수했다.
미국 S&P500, 나스닥 지수가 연이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지수 레버리지 ETF에 대한 투자도 과감해졌다. 나스닥 지수를 1배로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시리즈(QQQ)와 S&P500 1배 추종 ETF SPDR S&P500 트러스트(SPY)부터 나스닥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등이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미국 외 주식 중에서는 텐센스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베트남 VFMVN30 ETF가 순위에 올랐다. VFMVN30 ETF는 베트남 대형주를 모든 VN3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베트남 증시가 조정 이후 반등 조짐을 보이고, 하반기 긍정적인 수출 전망이 나오면서 투심이 모인 것으로 분석된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