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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행원 이재명 지지선언에 은행권 '곤혹'

기사입력 : 2021년08월31일 12:50

최종수정 : 2021년08월31일 14:22

공공성 있는 은행, 소속 직원의 정치적 중립 침해 논란
"정치활동 보장해도 은행 입장으로 비칠 우려"
"은행이 대출하는데, 대출공약 후보 지지 신중해야"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현직 은행원 10여명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소속 은행에서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개인의 특정 정당 지지 활동이 은행 전체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비칠까봐 우려해서다. 은행권은 직원의 정치적 활동을 허용하고 있지만 공공성과 신뢰성을 위해 타인에 대한 정치적 후원과 지지 권유는 금지하는 등 정치적 활동에 대해 예민하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전·현직 금융인 1132명은 "이재명 후보의 기본금융과 공정성장 공약을 적극 지지하며 그동안 금융인으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후보공약에 적극 동참하고자 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앞서 23일에도 100여명의 전·현직 금융인이 이재명 지사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중 80여명의 명단이 공개됐는데, 시중은행 3곳, 특수은행 1곳, 외국계은행 1곳 등의 현직 은행원 10여명이 포함된다.

전·현직 금융인 1132명이 30일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에 나섰다. (사진= 이재명 캠프)

관련 은행들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소속 행원의 공개적인 정치적 활동으로 곤란해 하는 분위기다. 은행이름을 걸고 정치적 활동에 나선 만큼 개인의 정치적 견해가 은행 전체 입장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서다.

현직 영업본부장, 과장 등이 이 지사 지지 선언에 나선 A은행의 경우 은행 '행동강령'에서 직원이 특정 정당지지 등 정치적 행위는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후원이나 권유를 금지하고 은행이 정치적 행위에 이용되는 것에 부정적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 행동강령에서 직원의 정치적 행위는 보장하지만, 개인의 정치적 활동이 은행 전체 의견처럼 비칠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은행원들이 유튜브 방송이나 방송사 출연을 지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행동강령은 도의적 성격을 띠지만, 은행의 신뢰성 보장을 위한 중요한 지침"이라고 덧붙였다.

현직 지점장, 센터장 등이 지지 선언에 나선 B은행의 경우 직원의 정치적 활동이 은행 행동강령에 위배되지는 않지만, A은행과 같은 이유로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B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은행원의 정치적 활동은 보장된다"면서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행원의 정치활동은 은행 입장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이름을 내걸고 하는 정치 활동은 자칫 은행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여 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며 "또 정치적 활동을 하더라도 업무시간에 지장을 주는 것은 사규에 어긋난다"고 언급했다.

최근 금리 인상·대출 규제 등으로 논란이 분분한 상황에서 이 지사가 기본대출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현직 은행원들의 지지 표명이 향후 표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직접적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기관이며, 신뢰성을 바탕으로 영업을 하는 곳"이라며 "은행원이 은행 이름을 앞세워 대출 공약을 내세운 특정 정당을 공개 지지하는 것은 신중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byh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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