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5차례 집 방문했으나 수색 못해
서울경찰청장 "경찰권 법적 한계…아쉬운 측면 있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경찰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뒤 도주하다 자수한 성범죄 전과자 강모(56) 씨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은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날 강씨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강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27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뒤, 여성 2명을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지난 29일 오전 8시쯤 경찰에 자수하며 여성 2명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첫번째 살인이 지난 26일 오후 9시30분에서 오후 10시 사이 송파구 강씨 집에서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번째 살인은 지난 29일 오전 3시쯤 송파구 한 주차장의 피해자 차량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는 40대와 50대 여성으로 강씨와 알고 지낸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서 강씨는 금전 관계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로고 2021.08.09 kingazak1@newspim.com |
경찰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범행 동기가 뭐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 성관계와 관련한 내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신상공개 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전자발찌 훼손 후 경찰 출동…자택 5번 방문했지만 수색 못해
경찰은 범행 전 전자발찌 훼손 사실이 112에 자동으로 신고·접수돼 출동했으나 강씨 집을 제대로 수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전자발찌 훼손 당일인 지난 27일 3차례, 지난 28일 2차례 등 총 5차례 강씨 집을 방문했다. 하지만 영장이 없어 내부 수색을 못했다.
그 사이 강씨는 휴대전화를 버리고 서울과 경기 일대를 오갔다. 지난 28일에는 서울역에서 강씨가 빌렸던 렌터카가 발견됐고 그가 탔던 버스에서 휴대전화가 나왔다. 경찰이 버스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 강씨는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을 탔고 최종적으로 김포공항역에서 하차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법무부에서 검거 협조 요청이 들어오면 경찰은 당사자 추적에 주력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2차 가해가 있을 것까지 종합 예상하면서 하는 게 아니라 통상 추적에 주력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권을 법적 허용 범위와 한계에도 적극 행사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부연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강씨는 전과 14범이다. 강씨는 17세 때 특수 절도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후 강도강간·강도상해 등 총 14차례 처벌을 받았다. 구치소와 교도소 등에서 실형을 산 전력도 8회에 달한다. 이중 성범죄 2건도 포함된다.
강씨는 1996년 10월 길 가던 여성을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 가 수차례 폭행 후 강간한 혐의로 징역 5년 및 보호감호 처분을 받았다. 2005년 4월 가출소 후 5개월 만인 같은 해 9월 차에서 흉기로 여성을 위협해 금품을 뺏고 추행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강씨는 지난 5월 초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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