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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들 "아프간 사태, 한국에 군사훈련 중요성 상기…방어의지 없으면 미군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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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정학적 위치·경제적·군사적 가치 뛰어나
한미 동맹 강화를 통해 북-중 견제 이어가야

[서울=뉴스핌] 신호영 인턴기자 = 미국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이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자국 방어 의지가 없으면 미군은 떠난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 연합훈련과 한국 군사력 강화를 주문했다. 

19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두고 '주한미군 철수' 우려가 거론되는 가운데 미 안보 전문가들은 "두 상황은 완전히 별개"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한국의 자국 방어 의지가 어느때 보다도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8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프가니탄에서 발생한 재앙을 지켜보는 게 매우 슬프다"며 "한국과는 완전히 다르지만 이를 통해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평택=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일 오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바커필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왼쪽 뒷모습) 폴 라캐머라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서욱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연합사 지휘권 이양을 받고있다. 2021.07.02 photo@newspim.com

서먼 전 사령관은 아프간 사태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과 관련해 "한반도에서 전쟁은 끝난 게 아니라 여전히 휴전 상태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특히 한국군은 항상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일이 터질 때까지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서야 훈련을 더 많이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서먼 전 사령관은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 진행해 군사력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훈련이야말로 진정한 국가 방어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군사동맹은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데 필수"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끝으로 "한국인들의 우려를 이해한다"며 "한국은 아프가니스탄과 달리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미국은 이에 헌신하고 있는 만큼, 지금 당장 주한미군 철수가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군의 장기 주둔 대신 "지금 당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주목된다.

◆ 한미 동맹의 전략적 가치...'아프간과 비교불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월등한 군사력과 경제적 위상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동맹으로서 지위 등 미국에 제공하는 전략적 가치는 아프가니스탄의 것과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는 동북아시아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자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라며 "한국과 아프가니스탄은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오핸론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내밀었을 때 미 의회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기억해야 한다"며 "주한미군을 줄이지 못하도록 아예 입법화했다"는 점을 상기했다.

미 의회는 지난 6월 발의된 '한미동맹 지지 법안'에 한국에 주둔하는 현역 미군의 수를 2만2천 명 아래로 감축하는 작업에 미 국방부의 2022 회계연도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동아시아연구소장은 "한국 상황은 아프가니스탄과 너무 달라 비교 자체가 유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비해 미국에 전략적 가치가 한없이 크고 자유민주주의 동맹국인 데다 아프가니스탄과 달리 자유와 조국을 위해 기꺼이 싸울 것이라는 의지를 이미 증명했다"는 설명이다.

칼더 소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기로 한 결정 자체는 틀리지 않았고 오히려 진작 이뤄졌어야 했다"고 진단했다. 또 그는 "아프가니스탄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고 전략적 가치도 없으며, 동맹이나 민주주의도 아니다. 게다가 자국민 방어 의지가 없는 나라에 미군이 계속 주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런 면에서 모두 다른 만큼 미국은 한국이 위협받을 때 함께 맞설 것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며 "미국은 전에도 그랬듯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이번 사태를 40여 년 전 남베트남 상황에 빗댔다. 그는 "국민이 나라를 위해 싸울 의지가 없다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나는 한국군의 역량을 베트남에서 직접 확인했다"며 "최고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아프가니스탄과 다르다"고 말했다. 

또 코브 전 차관보는 "미국이 좀 더 나은 철수 방식을 택해야 했다. 하지만 미군의 아프간 철수로 인해 아시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 공군 출신으로 태평양사령관 특별 보좌관을 지낸 랠프 코사 태평양포럼 명예회장도 "아프간 철군의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미국이 더 이상 중동 혹은 남아시아 문제로 인해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을 것"이라며 "아시아에서 제기되는 가장 큰 도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찬가지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복해서 밝혀온 것처럼 한국이나 유럽에서 우리 병력을 감축할 의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 美 전문가들 "미군 지원...한국의 전략적 가치와 자국 방어 의지 전제돼야"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갖춘 조건은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완전히 달라 미국의 군사 지원 공약이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놓고 있으면서도 '한국의 전략적 가치'와 '자국 방어 의지'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이 두 가지 핵심 요소가 결여되면 미군은 언제든 한국을 떠날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는 의견이다. 

또 워싱턴 안보 전문가들은 "한국의 무력은 이미 북한을 훨씬 압도한다"며 '한국의 군사력'을 아프가니스탄과 중요한 차이점으로 꼽았다. 이는 주한미군이 떠난 뒤에도 한국이 독자적으로 북한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는 '안전한 철군'에 대한 암시가 깔렸다는 설명이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정치적 올바름'을 배제한 미국의 아프간 철군으로 인해 생긴 이번 위기가 한반도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카불 로이터=뉴스핌] 신호영 인턴기자 = 미 해병대 대장 프랭크 맥켄지 미 중부사령관이 17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이다. 2021. 08. 19 shinhorok@newspim.com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수는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에서 미국의 신뢰와 정치적 의지에 대해 흠집에 생겼다는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 중앙 정부는 역사적으로 통제력이 약하고 한국은 세계 경제의 선두 국가이자 강력한 민주주의라는 사실을 감안해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크로닌 연구원은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하는 상황도 가정해 봐야 한다"며 "한국군은 아프간 정부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역량이 뛰어나지만 북한은 한국이 미군의 공백을 기꺼이 받아들일지 알아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한미 동맹이 훈련을 계속하는 한 김정은이 동맹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적다"며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 수중에 들어간 뒤에도 동맹의 안보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에 더욱 전념하는 모습을 명확히 보여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군 떠난 아프간...이슬람 극단주의, 신장 위구르에 번지나

VOA에 따르면 미 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이 아프간 사태를 어떤 식으로 활용해 자국의 역내 이익을 모색할지 주시하고 있다.

서먼 전 사령관은 "중국과 북한이 아프간 사태를 이용하려 할 것"이라며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북한이 자칫 오판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반도 방어를 위해 최고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하지 않는 데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는 것은 이 때문"이라며 "북한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면서 미래에 기회를 엿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핸론 연구원은 "현시점에서는 미국과 방위조약을 맺지 않고 있는 타이완이 (한국 보다) 더 우려스럽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채 타이완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은 미국이 떠난 아프간을 탈레반이 장악하자 관영 매체를 총동원해 "아프간 다음은 대만"이라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코사 명예회장은 "중국이 미국을 믿을 수 없는 파트너로 비난하면서 이번 사태를 이용하려고 하겠지만 이제 탈레반을 이웃으로 두고 신장위구르자치구 이슬람 세력에 대한 탈레반의 지원이 강화되는 상황을 맞게 된 중국이야말로 최대 패자가 됐다"고 진단했다.

아프가니스탄과 80km 가량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은 탈레반의 재집권을 계기로 접경 지역인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이슬람 독립운동 세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shinhor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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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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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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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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