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미래에셋, OCIO 사업부서 확대 신설
OCIO사업 시장 100조원대...향후 확대 전망
운용사 OCIO사업 주도...증권사도 가세 '경쟁 치열'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연기금, 공공기관 등의 자산을 맡기는 외부위탁운용(OCIO)사업에 증권사들이 관련부서를 확대하며 전격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자산운용사들이 선점해오던 OCIO사업에 경쟁력을 앞세운 증권사들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OCIO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금운용팀과 OCIO컨설팅팀을 신설했다. 또 기존 OCIO솔루션팀을 멀티솔루션본부 산하로 이동시켰다.
미래에셋증권이 신설한 기금운용팀은 공적기금을 유치한 후 전담운용사로 자산운용과 리스크 관리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OCIO컨설팅팀은 기금 유치 후 자문과 기획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OCIO(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란 연기금, 재단, 거액자산가 등의 금융자산을 전부 또는 일부 위탁받아 일임 형식으로 운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최근에는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공기업, 대학교, 재단, 민간 기업들의 자금이 OCIO로 유입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앞서 NH투자증권도 기관자금 운용 자문과 지원 기능을 담당할 OCIO 사업부를 신설했다. 기존 OCIO 영업·기획을 담당하던 기관영업본부 등 흩어져 있던 유관 조직들을 산하로 한데 모았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OCIO 사업부 대표를 겸직하면서 사업을 직접 챙길 계획이다.
KB증권은 지난 2019년 OCIO운용부를 신설하고 기관자금 운용 전문인력을 추가 배치해 OCIO 자금을 전담 운영하고 있다. 올 1월에는 한국거래소의 고유자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900억원 자금 유치에도 성공했다.
그 결과, KB증권의 OCIO운용잔고는 2019년말 8900억원 수준에서 올 6월 말 1조6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일반법인과 재단 등의 자금 유치에도 성공하면서 올 상반기 자산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고용보험기금운용 부서에서 기금운용과 전략기획, 위험관리 등을 맡고있다. 현재 고용보험기금의 위탁기관으로 선정돼 운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법인대상 전담 포트폴리오 담당자와 상품지원담당자를 주축으로 맞춤형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이 법인 자산 100조원을 돌파했는데 OCIO사업이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100조원대에 달하는 국내 OCIO 시장은 운용보수가 낮긴 하지만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으로 향후 10배 이상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민간기업의 유보금과 대학기금 등의 투자처로 활용되던 사모펀드가 지난해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로 신뢰를 잃으면서, 향후 금융투자회사들에 자금의 운용을 맡기는 사례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OCIO사업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들이 주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향후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증권사들이 OCIO사업을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의 OCIO사업 시장 점유율이 높긴 하지만 증권사들은 주식, 채권투자 이외에 대체투자에 강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기관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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