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성 평등한 정치 대표성 확보 방안 연구 결과 공개
21대 국회 여성 의원 19%…영국 33.9%·독일 31.5%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대와 30대 여성 10명 중 6명은 국회의원 여성 할당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목소리를 정치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선 할당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1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성 평등한 정치 대표성 확보 방안 연구'의 일환으로 남녀 14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0대 여성 65%와 30대 여성 59%는 할당제에 찬성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과 노인까지 더하면 전체 여성의 52%가 할당제에 동의했다.
반면 20대 남성의 경우 29%만 할당제에 찬성했다. 30대 남성도 35%가 할당제에 동의했다. 전체 남성 중 할당제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6%에 불과했다. 남성들은 여성 할당제를 반대하는 이유로 남성 역차별을 꼽았다.
국내에선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여성 할당제가 정당법을 개정한 2000년 도입됐다. 이후 정당법 개정을 통해 국회의원과 광역의회, 기초의회 비례대표 선거 후보자 추천 시 50%는 여성을 공천하기로 했다. 또 비례대표 후보 공천 여성 할당제는 권고조항에서 의무조항으로 바꿨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여성의원 등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최초 여성부의장 탄생 & 제21대 여성 국회의원 당선 축하' 제2회 여성 국회의원 어울모임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06.24 yooksa@newspim.com |
할당제를 강화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주요 국가와 비교해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 의원은 57명으로 19%다. 반면 국제의원연맹에 따르면 올해 기준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영국 33.9%, 독일 31.5%, 미국 27.3%다. 특히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각각 47%, 44.4%에 달한다.
인권위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성 평등한 정치 대표성 확보를 위한 정책 과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인권위는 "정치 영역에서 여성의 낮은 대표성은 여성 지위의 열악함을 나타내는 지표"라며 "여성 할당제와 여성정치발전비 등의 적극적인 조치에도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2004년 할당제 도입 후 6%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21대 총선에서 거대 양당의 여성 지역구 공천 비율이 13% 미만으로 나타나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보가 주요한 과제로 지적됐다"며 "전문가와 다양한 이해 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정책 과제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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