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3일 가석방...美 파운드리 공장 신설 등 박차 가할듯
파운드리 관련주도 주목...반도체 소부장株, 수혜 기대감↑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삼성의 투자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신설 등 반도체 분야 투자 결정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되면서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0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계기로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추가 건설 등 그동안 미뤄왔던 반도체 관련 투자 계획을 우선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 TSMC의 독주로 입지가 좁아진 파운드리 사업을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지난해 5월 중국 시안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05.19 alwaysame@newspim.com |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 17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부지와 시기 등에 대한 결정은 미뤄왔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인텔 등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종 결정권자인 이 부회장의 복귀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확대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면적인 경영복귀는 아니지만 멈췄던 삼성의 투자 계획 시간표를 움직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며 "지난 2분기에 TSMC와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메모리쪽 투자 결정과 함께 관련 업체들의 수혜 강도가 가장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집중 투자가 예상되는 분야는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 공언한 '파운드리'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7% 수준이다. 1등인 TSMC(점유율 55%)와 약 3배 가량 격차가 난다. 현재 박스권에 갇힌 삼성전자 주가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나 M&A(인수합병) 추진 등 모멘텀이 만들어져야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투자 보따리를 풀 것이라는 예측에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의 성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반도체용 증착 장비를 제공하는 원익IPS는 이달 들어서만 6% 이상 올랐다. 삼성전자의 평택 제3공장(P3) 증설과 미국 파운드리 설비 투자 등이 향후 실적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업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익IPS는 2분기 영업이익도 반도체 장비 매출 기여로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했다"며 "2분기 호실적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싶지만 평택 P3 증설 기대감이 주가에 영향을 끼치려면 아무래도 인프라 장치의 반입이 시작되는 4분기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범핑·테스트 등 사업을 영위하는 엘비세미콘도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투자 수혜주로 꼽힌다.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7%대 상승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는 2.5D 패키징, 3D 패키징 등 첨단 패키징의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므로 성숙(Legacy) 공정의 패키징과 테스트는 결국 엘비세미콘과 같은 협력사에게 지속적으로 실적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추가 증설을 계기로 국내 반도체 소재 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나설지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와 인텔 등이 미국 현지에 100조 원이 넘는 파운드리 신규 투자에 나서는 가운데 소재 공급을 위해 공장 부근에 생산라인 구축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조 원 규모의 삼성전자 파운드리 신규투자가 현실화되면 한국 반도체 소재업체들은 미 현지 공장에 대한 신규투자를 검토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반도체 소재업체의 미국 현지 진출은 고객기반이 한국 중심에서 해외업체로의 다변화를 의미해 기업가치 상승요인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 현지 소재 공장 건설 가능성이 높은 업체로는 한솔케미칼이 거론된다. 김 연구원은 "한솔케미칼은 향후 미국 내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와 인텔 등 고객 다변화를 위해 미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솔케미칼은 현재 삼성전자는 물론, TSMC에도 비메모리 핵심 소재(전구체 TSA)를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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