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명품 매장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집합금지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글이다. 코로나19 확산세에도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고객 줄 세우기'가 계속되자 집단감염 우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부산 센텀시티점 샤넬 매장발(發)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샤넬 매장에서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총 12명이 확진됐다.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매장 방문객은 1600여명에 달했고 매장 직원만 56명에 이른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8.05 shj1004@newspim.com |
추가 전파가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검사 진행은 더뎠다. 지난달까지 진단검사를 받은 방문객은 20%에 못미쳤다. 아직도 절반 정도는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이에 추가적인 확진자가 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확진자 규모가 네자리 수를 이어가고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나 방역에 대한 경각심은 명품관 앞에서만큼은 딴 세상 이야기였다. 부산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로 지목되고 있는 샤넬 등 해외 명품 브랜드 매장 앞의 '오픈런' 현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백화점 측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명품관에서 확진자가 종종 발생하는 걸 알지만 브랜드 정책에 개입하지는 못한다는 입장이다. 뒤늦게 'QR코드', '안심콜'과 같은 출입기록제도를 백화점에 도입했지만 해당 조치만으론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명품 브랜드 측은 현재 필요한 방역 조치를 모두 취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줄서기 금지 등 근본적인 대책 제시보단 '1~2m 간격의 줄서기', '항상 마스크 착용하기'의 안내만을 강화할 뿐이다. 문제는 이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도 한국인의 해외 명품 열풍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는 곧 '한국인은 봉'으로 간주된다는 점에서 되돌아볼 대목이기도 하다. 그간 샤넬을 포함한 에르메스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줄 세우기' 논란은 줄곧 제기돼 왔다. 명품의 희소성과 새로운 경험 등 자신의 가치를 충족시키는 것에 줄을 서고 지갑을 여는 한국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악용해 잇속 차리기에 급급했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가격 인상 강행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올해에만 샤넬, 에르메스 등 다수의 명품 브랜드들이 동시에 가격을 올렸다. 한국인들의 해외 명품 사랑이 날이 갈수록 더해지면서 이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실적을 공개한 샤넬은 코로나19에 따른 면세점 업계 타격에도 불구하고 9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이 외에도 명품 빅5 브랜드인 루이뷔통, 에르메스, 프라다, 구찌 등은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이 유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도한 한국인의 명품 사랑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킨 셈이다. 즉 '호갱' 또는 을(乙)의 입장을 자처한 것이다. 언제까지 한국 시장이 해외 명품 브랜드들에게 휘둘려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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