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택배·CJ 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 무더위에 쓰러져
39도까지 올라도 선풍기 한 대 없어…대리점은 외면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야외에서 장시간 일하는 택배노동자들이 실신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28일 전국택배노동조합에 따르면 롯데택배 사상터미널의 한 대리점에서 일하는 남모(57) 씨는 이날 오전 9시 20분 배송 상사 중 어지러움증을 호소하고 입에 거품을 물면서 쓰러졌다.
남씨가 일한 대리점은 창문이 없고 레일에 선풍기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환기가 어려운 구조였다. 택배노조는 "사고 당시 현장 기온은 39.4도였다"며 "지회에서 창문 설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대리점 측이)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28일 롯데택배 사상터미널 한 대리점에서 일하는 택배기사 남모(57)씨가 배송 중 어지러움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남씨가 쓰러진 현장 기온은 39.4동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1.07.28 filter@newspim.com [사진=전국택배노동조합] |
지난 23일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는 롯데택배 소속 표모(50) 씨가 폭염에 탈진했다. 표씨는 오전 7시 출근 후 동료들에게 "몸이 매우 좋지 못하다"고 말한 뒤 차 안에서 쓰러졌다. 당시 현장 기온은 35~36도에 달했으며 역시 선풍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노조는 전했다.
26일과 27일에는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가 배송 현장에서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CJ대한통운 성남터미널에서 일하는 권모(51) 씨와 조모(34) 씨는 배송 도중 주저앉은 뒤 호흡곤란이 오면서 각각 병원으로 이송됐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37도, 40도까지 오르는 폭염에 택배노동자들은 여전히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며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는 했지만 실제 현장에는 선풍기 한 대 조차 마련되지 않아서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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