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뉴스핌] 이순철 기자 = 강원 속초시가 해수욕장 야간 개장을 그대로 강행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상향 조정하는 등 방역에 혼선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강릉 경포해수욕장 입구에 해수욕장 이용 제한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강릉시]2021.07.20 grsoon815@newspim.com |
시는 24일 0시부터 8월 1일 24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수도권 중심의 4차 대유행과 강릉과 양양 등 인접 시·군의 확진자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한 풍선효과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속초시에서 지난 11일부터 23일 현재까지 발생한 확진자 30여 명 가운데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파악 중인 환자와 타지역 감염자가 23여 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확진자가 지역 내 감염자가 아닌 타지역에서 휴가철을 맞이해 찾아온 피서객으로부터 전파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지난 20일부터 다음 달 15일 밤 9시까지 속초해수욕장 야간개장 방침을 정하고 강행했다.
시는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방역 및 통제 요원들을 추가 투입해 피서객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년간 야간개장을 한 결과 안전사고는 물론 백사장 쓰레기 무단투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인접 도시인 강릉시에서 발생한 확진자 대부분이 텔타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질병청 역학조사 결과 확인됐다. 속초시에서 발생한 확진자 대부분도 수도권에서 온 피서객인 만큼 텔타변이 감염자일 가능성 크다. 속초시 확진자도 강릉시와 같이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몰 후인 밤 8시부터 해수욕장 출입을 통제하는 강릉시와는 달리 속초 해수욕장에서는 밤 9시까지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속초 시민단체 관계자는 "속초 시민들이 관광객이 너무 많이 오니까 무서워서 집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에 해수욕장 야간 개장은 오히려 관광객들을 더 불러들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속초시는 23일 오전 10시 디지털상황실에서 김철수 속초시장 주재로 코로나 19 대응관련 대책회의를 갖고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따른 부문별 세부 조치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속초시 관계자는 "방역수칙 점검 강화를 통해 하루빨리 유행 양상을 안정화시켜 지역 내 확산세 차단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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