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2.9% 최저 정률수수료 발표...네이버, 수수료 인하로 맞불
티몬·롯데온, 0%에서 -1%로 반격...이커머스 시장 재편 우려 영향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위메프가 촉발한 최저 판매수수료 경쟁이 최근 네이버가 가세하며 격해지는 분위기다.
온라인 쇼핑사업에 힘을 싣는 네이버가 수수료 인하를 내세워 이커머스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선 모양새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3위 사업자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네이버의 최대 경쟁자로 급부상한 것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사업이 안정화에 접어들기 전에 네이버가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1.02.02 hrgu90@newspim.com |
여기에 더해 중하위권 업체인 티몬과 롯데온도 '더 이상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 속에서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들며 판매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위메프, 업계 최저 '2.9% 정률 수수료'...네이버, 수수료 인하로 맞불
1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31일부터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주문관리 서비스의 수수료율을 매출액 기준으로 개편한다.
신용카드·체크카드와 네이버페이 포인트 등 결제방식별로 다른 수수료율을 적용하던 방식을 매출 규모로 통일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사업자는 2%, 그 외 중소사업자는 매출 규모에 따라 최저 2.5%에서 최대 2.8%까지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다만 매출액 30억원 이상 일반 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3.3%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또한 네이버쇼핑 연동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 2%(부가세 포함)는 기존대로 유지된다.
이 같은 네이버의 수수료 인하는 위메프가 업계 최저인 2.9% 정률 수수료를 내놓은 지 두 달여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위메프의 파격적인 정책은 수수료 인하 경쟁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정치권과 카드업계의 수수료 논란 압박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며 "최근 위메프가 업계 최저 수수료 정책을 낸 것도 이번 수수료 정책 개편에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이커머스 수수료 비교 현황. 2021.07.14 nrd8120@newspim.com |
앞서 지난 4월 위메프는 최저 수수료를 꺼내들었다. 기존 오픈마켓 방식의 카테고리별 차등 수수료를 탈피하고 모든 파트너사에 결제대행(PG) 수수료를 포함한 2.9% 정률 수수료를 적용했다.
티몬도 같은 달 한시적으로 마이너스(-) 1% 수수료 정책을 내놓으며 반격에 나섰다. 티몬은 지난 4월 한 달간 운영하려 했던 마이너스 수수료는 생각보다 파트너사 호응이 뜨거워 이달 19일까지로 연장했다.
롯데온 역시 지난 5월부터 신규 판매자를 대상으로 3개월간 '수수료 제로(0%)'란 낮은 수수료율을 내걸고 신규 판매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수수료 인하 경쟁 불붙은 까닭은?...빨라진 이커머스 시장 재편 우려 영향
이커머스 업계 1위 사업자인 네이버가 수수료 인하 경쟁에 가세하면서 수수료를 낮추려는 중하위권 업체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체들이 마진 축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최저 수수료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이커머스 시장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수료 인하로 플랫폼 입점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판매자 유치가 더 수월해지는 장점이 있다. 그만큼 이커머스 경쟁력으로 평가되는 상품 수 확대는 실적과 직결된다. 다양한 상품들은 고객 유입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낮춰서라도 판매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이베이코리아가 오프라인 유통 공룡인 이마트에 인수된 것도 수수료 인하를 부추기는 요인이란 시각도 있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온오프라인 통합 1위로 올라섰다. 온·오프라인 사업을 합산한 거래액만 50조원을 넘어서는 초대형 커머스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네이버쇼핑 거래액(27조원)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특히 네이버쇼핑은 자체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배송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커머스 업계 1위인 네이버가 최근 수수료 정책에 손댄 것도 이베이코리아를 품은 이마트에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2021.06.25 nrd8120@newspim.com |
특히 이마트가 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간 시너지 강화를 통해 빠르게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해 나갈 것이란 불안감도 유통 업계에서 확산하고 있다. 탄탄한 오프라인 매장을 토대로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플랫폼 기업에 한층 높은 책임이 요구되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 몫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판매자도 고객이라는 인식 아래 판매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커머스 플랫폼의 경쟁도 가속화할 것"이라며 "더 낮은 가격을 만들기 위해 단순히 판매자를 쥐어짜는 플랫폼이 지탄을 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수수료 인하 경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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