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리인상시 고객 이탈 가능성에 금리올려
미래에셋증권 후발주자 가세로 공격 영업 나서
부동산 투자 비중 10% 내외로 기업투자 확대
경쟁사 시장우위 선점 경쟁, KB증권·한투 맞불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올 하반기 본격적인 금리인상이 예고되면서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금리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이나 또 다른 투자처로 고객들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특히 증권사내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발행어음 금리인상에 속속 나설지 관건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발행어음사업이 가능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총 4곳이다. 이중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사업에 새롭게 뛰어든 네번째 증권사다.
증권사의 발행어음업이란 쉽게 말해 증권사가 어음을 발행해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부동산 등에 투자해 이익을 내는 사업이다. 투자자에겐 기간별 고정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발행어음업은 자기자본의 200%까지 조달할 수 있는데, 이 중 100%를 기업금융 업무와 중소·벤처기업 신용공여 등에 사용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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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발행어음시장에 미래에셋증권이 뒤늦게 가세하면서 증권사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처음으로 30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 판매에 나서며 완판에 성공했다. 개인 대상 금리는 만기 6개월 이상~1년 미만 1.05%, 12개월은 1.15%다. 법인 대상 금리는 만기 6개월 이상~1년 미만 1%, 12개월은 1.1%다.
미래에셋증권은 금융위로부터 발행어음을 인가받을 당시 △2023년까지 중소벤처기업 투자비중(5%)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계열사 공동투자는 배제 △부동산 투자비중은 10%내외 최대한도 20%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의 발행어음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 KB증권은 'KB 에이블 원화발행어음'의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만기별 금리는 9개월물이 기존 1.05%에서 1.10%로 0.05%포인트, 12개월물이 1.15%에서 1.25%에서 0.1%포인트 인상됐다. KB증권의 발행어음 금리 인상은 지난 4월16일 이후 두 달 만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발행어음 시장에 추가 경쟁자가 생기면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 고객 이탈을 막거나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KB증권은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하는 취지에서 금리를 조정한 것"이라는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올 하반기부터 금리가 인상되면 KB증권을 비롯한 발행어음 사업자 증권사들도 고객에게 줄 금리를 올려 시장선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 증권사 발행어음 투자자들이 은행권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발행어음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일단 "올 하반기 발행어음 금리인상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자금조달시 투자자에게 높은 금리를 줄 경우 더 많은 마진이 남는 기업금융, 부동산 등에 투자해 이익을 내야 하는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 사업성이 떨어져서다.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투자자를 위해 발행어음 금리를 올릴 경우 과연 증권사가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어떤 기업에 투자해 얼마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금리상승과 별개로 시장상황이 좋아 마땅한 투자처가 많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고민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