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
특별검사보 2명도 사의 표명…"사실과 다른 내용 차후 해명"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전방위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포르쉐 차량을 제공 받은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사의를 표명했다.
박 특별검사는 이날 '사직의 변' 입장문을 통해 "더 이상 특별검사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오늘 사표를 제출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으로 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 leehs@ |
박 특검은 "논란이 된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이 모 부장검사에게 소개해준 부분 등에 대해서는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그 외 사실과 다른 보도내용에 대해서는 차후 해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이런 상황에서 특별검사로서 그 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퇴직을 결심했다"고 했다. 박 특검 뿐 아니라 특별검사 추천으로 임명된 특별검사보 2명 모두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박 특검은 "특별검사 조직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점, 특별검사 궐위 시 특별검사보가 재판 등 소송행위를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라며 "향후 후임으로 임명될 특별검사가 남은 국정농단 재판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인수인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특검은 "저희 특별검사팀은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 7개월간 혼신을 다해 국정농단 의혹사건의 실체가 규명되도록 노력했다"며 "그러나 이와 같은 일로 중도 퇴직을 하게 돼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고, 죄송하다는 말씀으로 사직의 변을 갈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특검은 가짜 수산업자 김씨로부터 고가의 '포르쉐 파나메라4' 차량을 빌린 것으로 확인돼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됐다. 박 특검은 김씨에게 포르쉐 렌트비 25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뒤늦은 렌트비 지급 시점 등으로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김씨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선동 오징어'(배에서 잡아 바로 얼린 오징어) 투자를 미끼로 7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116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김씨에게 피해를 본 이들은 김무성 전 국회의원의 형, 전직 언론인이자 2016년 20대 총선에 경북 한 지역 예비후보로 출마를 준비했던 송모씨 등이다
김씨는 사기 범행 외에도 부부장검사로 강등된 이모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 직위해제 된 전 포항 남부경찰서장,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 등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폭로했고, 경찰은 이들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