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파트너스, MG손보·KDB생명 이어 리치앤코 인수 추진
생·손보사와 GA 묶어 매각...'바이아웃' 예측
JC파트너스의 규모‧경영능력은 '의구심'
[서울=뉴스핌] 이정윤 김승동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가 KDB생명·MG손보·리치앤코 등 생명·손해보험사·대형보험판매대리점(GA)까지 한꺼번에 인수·매각할 가능성이 IB업계에서 나온다. 향후 JC파트너스가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그룹을 염두해 놓고 KDB생명·MG손보·리치앤코 등을 패키지로 재매각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과정에서 JC파트너스는 각 보험사의 영업조직을 GA로 통합하고, 조직 슬림화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인수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심사를 진행 중인 JC파트너스는 최근 리치앤코 인수를 추진, 약 2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업무집행조합원(GP) 교체로 MG손보를 맡았다.
KDB생명 대주주 적격성심사를 통과하고 리치앤코까지 인수를 마무리하면, JC파트너스는 생·손보사와 함께 판매채널인 대형GA까지 한꺼번에 경영권을 움켜쥐게 된다. 리치앤코는 설계사 규모 3000명 이상으로 초대형GA로 구분된다.
(사진=우리금융지주) |
문제는 JC파트너스의 규모와 경영능력이다. JC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결성, 역사가 길지 않은 사모펀드다. 이에 현재까지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출자자(LP)를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KDB생명 인수를 위한 LP 모집에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12월 KDB생명 인수계약(SPA)을 체결했지만 LP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대주주 적격성심사까지 약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에 JC파트너스는 바이아웃(Buy-out, 경영권 인수 후 재매각) 역할만 진행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생산성이 높지 않은 KDB생명·MG손보의 영업조직을 정리,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높은 리치앤코로 일원화한다. 또 영업과 관련된 내부 조직도 슬림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KDB생명·MG손보는 상품 제조와 자산운용을 담당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보험상품 제조와 판매가 분리되는 셈이다.
조직슬림화 등으로 효율성을 높인 뒤 금융그룹 등에 매각한다는 시나리오가 업계에 나오는 배경이다. 대상 후보로는 우리금융지주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공동재보험이 진행도 예상된다. 공동재보험이란 재보험사에 프리미엄을 제공해 부채까지 일괄 매각하는 방법이다. 공동재보험을 진행하면 보험사의 자산건전성을 일시에 높일 수 있다. 즉 웃돈을 주고 과거 부채를 청산하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에 지난 2019년 지주사 전환 이후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활발하게 인수합병(M&A)을 해왔다.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 당시 우리은행,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의 자회사로 출범했으나 현재는 13개로 늘어났다.
상품 제조와 자산운용을 맡을 KDB생명과 MG손보, 여기에 판매를 담당할 리치앤코까지 인수하면 우리금융지주는 한 번에 보험부분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보험업계 분석에 우리금융지주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은행에서 하는 투자금융업무 중 하나일 뿐"이라며 "펀드에 200억원 정도 투자한 것으로 전체를 인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보험업계는 우리금융지주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시각이다.
KDB생명·MG손보의 공동재보험을 진행할 경우 부채 프리미엄을 감당할 수 있는 국내 금융사 중 한 곳이 우리금융지주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계열사가 없는 곳이다.
보험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 KDB생명·MG손보에 투자한 자금은 소액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개인투자자가 관심종목을 포트폴리오에 소액 담아두는 것처럼 우리은행은 현재 JC파트너스가 투자하는 곳마다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는 JC파트너스의 행보를 관심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