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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린 우주산업②] 2040년 1000조 시장 열린다…"민간기업이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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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우주기업의 경쟁이 키우는 뉴스페이스
우주산업 육성전략 민관 TF, 우주산업 중심축
데이터·통신 기반으로 한 우주산업은 현재형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스페이스십1, 정부 지원 제로'

2004년 10월 4일 3분간 우주공간에 머물고 귀환한 미국 우주비행사 마이크 멜빌을 환영하는 인파 속에서 이같은 문구가 적힌 깃발이 휘날렸다. 정부의 고유 영역으로만 알았던 우주개발의 바통이 민간으로 넘겨지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사막의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민간유인우주선인 '스페이스십1'에 탑승한 멜빌은 수직상승 80초만에 우주 시작 고도인 100km까지 도달했다. 그는 미국 연방항공청(FAA)로부터 최초의 '민간 우주비행사'라는 호칭을 얻었다.

이 비행은 민간 우주 산업의 출현, 이른바 뉴스페이스 운동(New Space Movement)을 상징하게 됐다.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이후 스페이스이코노미(Space Economy) 시대를 연 첫 도전이었던 셈이다.

◆ "2040년까지 1000조원 간다"…무주공산 기회 예고

글로벌 우주분야 투자 회사인 '스페이스 엔젤스'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1128개에 달하는 우주기업이 1660억 달러(185조원)의 누적 민간 투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경우는 지난해 3500억 달러 수준이었던 우주산업의 시장 규모가 오는 2040년에는 무려 1조1000억달러(1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최근 내다봤다. 

우주산업 시장에 대한 이같은 기대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가 설립한 블루오리진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세운 스페이스엑스의 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블루오리진은 오는 20일 자체 개발한 로켓인 '뉴셰퍼드'를 발사한다. 뉴셰퍼드는 18m의 로켓과 돔 모양의 우주선으로 구성된다. 고도 100km에서 3분간 승객들이 무중력 체험을 하면서 지구와 우주 모습을 볼 수 있는 첫 여행상품인 셈이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가 달과 화성 여행을 위해 개발중인 스타십 우주선이 고고도 시험비행에 성공한 모습 [자료=스페이스엑스] 2021.07.01 biggerthanseoul@newspim.com

스페이스엑스 역시 이르면 올해 안에 민간인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낸다. 캡슐형 유인우주선인 '크루드래건'에는 3명의 민간 관광객이 탑승한다. 

또 영국 억만장자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도 우주 산업에 일찌감치 공을 들여왔다. 내년부터 우주 관광을 시작할 계획을 내놨으며, 600명에게 20만~25만 달러 가격의 티켓도 미리 팔았다. 

더구나 미국의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 우주경제 시장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달에서의 자원 채취나 산소 추출에 대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항공우주업계에 따르면, 달 표면에 있는 모래와 먼지인 레골리스(regolith)에서 산소와 여러 가지 유용한 금속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진다. 향후 화성 탐사나 심우주 탐사를 위해서 산소를 우주에서 얻을 수 있는 만큼 우주산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서 관심이 집중된다.

이런 가운데 평화적인 목적으로 달, 화성, 혜성, 소행성 탐사 및 이용에 관한 아르테미스 약정의 경우, 자원 채굴 및 활용에 대한 여지를 두고 있다. 

앞서 1979년 달을 '인류의 공동 유산'이 되도록 요구하고 보호하는 달 조약이 체결됐지만, 여태껏 미국은 이 조약에 동참하지 않은 상태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달에 대해 필요에 따라 자원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아르테미스 약정"이라며 "그동안 우주 관련 산업이라고 할 만한 분야가 제한됐으나, 세계적인 분위기가 우주를 하면 산업이 된다는 방향으로 바뀌다보니 우리나라 역시 이같은 경제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K-우주산업, 민간기업이 주인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말 작성한 '2020 우주개발 백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우주산업 참여기업은 342개로 기업 매출액은 총 3조2907억원 규모다.

위성을 활용한 서비스 분야가 2조8998억원으로 국내 우주분야 기업 총 매출액의 88.1%를 차지할 정도다. 발사체, 위성체, 지상장비 등 우주기기제작 분야가 3909억원으로 총 매출액의 11.9%를 차지한다. 

국내 국내 우주분야 기업의 수출액은 1조 7779억 원이며, 셋톱박스, 위성안테나 등 위성수신장비 수출액이 1조 7466억 원으로 총 수출액의 98.2%를 차지했다.

이후 최근 국내 우주기업의 매출액은 3조8000억원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전세계 우주 산업 시장에서 2% 수준에 그치는 정도다.

[고흥=뉴스핌]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지난 3월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우주전략보고회에서 스페이스 허브를 통한 민간 우주사업 확대 방향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다[사진=청와대] 2021.03.25 photo@newspim.com

그러나 오는 10월 이후 우주기업의 매출액은 급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모인다. 당장 국내 민간기업이 적극 참여하고 있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가 성공적인 발사를 하고 추가적인 발사를 통해 안전성을 검증받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국내 기술을 토대로 자체 우주수송능력을 갖춘다는 측면에서 우주경제로 향한 보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게 항공우주업계의 전망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으로의 확장도 예상된다. 먼 행성의 자원 채취에 앞서 당장 인공위성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 확장도 가능하다.

기상위성, 국토정보위성 등을 통한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존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접목할 수 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에 적용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데이터를 통한 사업화 방안도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실정 상 공공 영역의 비중이 크지만, 정부도 민간 기업이 우주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여는 데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17일 열린 우주산업 육성전략 민관 전담팀(TF) 회의에 시선이 집중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회의는 참석한 민간 우주산업 기업은 KTsat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쎄트렉아이 ▲솔탑 ▲SIIS 등이다. 발사체부터 시작해 항공우주 기술개발 장비, 인공위성에 이르기까지 향후 우리나라의 민간 우주산업 분야의 대표주자들이다. 

민관 회의 등을 통해 정부는 우주기술 연구·개발(R&D) 지체상금을 완화할 뿐더러 민간 기업의 먹거리 창출, 향후 장비 또는 기술 수출 등에 대한 지원책도 검토중이다. 

신재식 과기부 거대공공연구정책과장은 "민간의 우주산업 동참을 위해 기업의 목소리 등을 살펴본 뒤 관련 정책에 대해 올해 연말까지 우주개발진흥법을 개정한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우주산업 전체의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 "인공위성 시대, 데이터·통신 시장부터 열린다"

우주산업 중 인공위성을 통한 사업 모델 발굴이 이미 한창이다. 저궤도 위성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물론, 통신분야 구축까지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통한 사업화가 가능하다는 게 항공우주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수공은 2015년부터 위성영상활용시스템(K-SIMS)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위성 직수신 인프라를 구축했을 뿐더러 현업에 필요한 정보를 생산·공유·배포하는 체제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황강댐, 임남댐 등 접경 북한댐수위를 살필 뿐더러 댐·하천 녹조, 토양수분 등 기초수문인자 등도 분석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구축한 K-SIMS기반 주요 기술지원 위성정보 시스템 [자료=한국수자원공사] 2021.07.01 biggerthanseoul@newspim.com

이미 2017년 7월에는 한·미 우주협정 이행기관으로 등재됐으며 2018년 7월에는 수자원·수재해 위성을 통한 사업화도 진행했다. 2018년 12월 위성개발·활용 협력을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와도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2019년 11월에는 한-메콩 수자원관리 연구를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수재해 대비나 수자원 활용 등을 위해서는 인공위성을 통해 얻은 다양한 기후 및 수자원 데이터 등을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게 수공의 설명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주도하는 6세대(6G) 통신 핵심기술 개발사업도 우주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 삼성전자, 카이스트 등 37개 공동연구기관이 참여하는 '6G 핵심기술개발사업' 가운데 초공간 분야가 해당한다. 이 사업은 기존 세대에는 없는 기술 분야로서 이동통신 기술과 위성통신 기술을 융합·활용해 해상·오지·재난 상황에서도 기가(Gbps)급 서비스를 제공할 '3차원 공간 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사각지대의 통신서비스를 위성을 통해 제공하려는 사업이다보니 사업의 확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기본적인 인터넷 서비스 뿐만 아니라 통신과 관련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안전 등 각종 서비스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자통신연은 내다보고 있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주 산업을 단계로 살펴보면, 처음에는 제조업에서 시작해 발사체, 위성 개발, 위성 활용 순서로 이어진다"며 "특히, 우주 산업에는 각종 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관련 기술과 정보 가공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내 위성이 아니더라도 다른 국가의 데이터를 받아 새로운 정보로 가공하는 사업은 이미 서비스되고 있다"며 "통신, 데이터 등 분야에서 인공위성을 활용한다면 신사업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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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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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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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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