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시장 규모 급증, 작년 34조4000억원
ETF 운용 수월한 증권사 IRP자금 이동
증권사, 수수료 0원 걸고 고객 유치 사활
은행, 캐시백·경품으로 맞불로 고객 방어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주식 열풍으로 퇴직연금 자금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연쇄 이동하고 있다. 은행 저금리 수익률보다 증권사의 운용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을 놓고 증권사와 은행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와 은행업계에 따르면 IRP자금을 놓고 증권사와 은행이 수수료 면제와 캐시백 제공 등을 내세우며 마케팅 서비스 경쟁에 나섰다.
증권사가 먼저 시작했다. 삼성증권이 IRP 수수료 무료를 전격 발표했고 이어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잇따라 IRP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증권사와 은행은 퇴직자금 운용시 보관 수수료와 상품운용 수수료를 받게 되는데, 증권사가 보관 수수료를 안받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은행도 속속 가세했다. 다만 증권사처럼 수수료 0원이 아닌 캐시백 증정이나 경품 증정을 통해 고객 이탈 막기에 나섰다. 대부분 은행은 저금리이지만 안전한 정기예금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수수료를 없애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각 증권사 |
하나은행은 이달 말까지 IRP 신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만 하나머니를 제공하는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퇴직연금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KB국민은행도 이달 말까지 IRP 이벤트를 진행한다. 10만원 이상의 적립식 고객과 100만원 이상 입금하는 목돈운용·계좌이체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쿠폰을 제공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현재 10만원 이상 신규·자동이체 등록, 100만원 이상 추가입금 고객 등을 추첨해 경품 제공 이벤트를 진행하며 고객 이탈 현상 저지에 나섰다.
IRP는 노후 준비를 위한 상품으로 연간 700만원을 납입할 경우 최대 115만5000원까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매달 일정 금액을 납입한 뒤 만 55세부터 연금으로 받을수 있다. 50세 이상의 경우 한도가 900만원까지 늘어나 총 148만5000원의 절세 혜택을 누릴수 있다. 연말 소득공제는 물론 상품 운용에 따라 높은 수익률도 얻을 수 있어 IRP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IRP규모는 전년대비 9조원 가량 늘어난 3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IRP적립금의 증가율은 지난 2018년 25.6%, 2019년 32.4%, 지난해 35.5%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은행이 68.5%, 증권사가 23.6% 차지하고 있다. 여전히 원금보장형 상품이 많은 은행권 비중이 크지만 증권사로 자금유입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증권사 IRP적립금은 전년보다 48.7% 늘어난 반면 은행권의 IRP적립금은 35.6% 증가한데 그쳤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퇴직연금 ETF 투자 등에 유리한 측면이 있어 고객이탈이 있는 것은 맞다"며 "이를 대비해 IRP고객 대상 이벤트 진행 외에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할지는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