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상장 시동 거는 신동빈...롯데렌탈 IPO, 호텔 상장 전초전?
뉴롯데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 가능성은?...재계선 "가능성 낮다" 평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숙원 사업인 '뉴롯데' 완성을 위해 다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롯데렌탈 상장(IPO)가 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첫걸음이란 평가가 나온다. 롯데렌탈의 최대주주가 호텔롯데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롯데렌탈의 상장을 통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높여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하려는 포석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 |
다만 부정적 시선도 있다. 백신 접종 확산으로 호텔과 면세점 업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긴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실적 개선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계열사 상장 시동 거는 신동빈...롯데렌탈 IPO, 호텔 상장 지렛대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내 IPO를 예고한 롯데렌탈은 이르면 8~9월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롯데렌탈은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자격심사를 받고 있다.앞서 롯데렌탈은 2월 초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확정하고 예심 청구까지 4개월가량 시간이 소요됐다.
롯데렌탈은 패스트트랙 제도를 활용해 공모일정을 단축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트랙은 한국거래소가 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예비심사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패스트트랙 심사요건을 충족하게 되면 심사결과 통지기간이 영업일 기준 45일에서 20일로 앞당겨진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롯데렌터카 홈페이지. 2021.02.17 nrd8120@newspim.com |
이럴 경우 롯데렌탈은 올해 3분기 내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 롯데렌탈의 실적 흐름도 양호해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770억원, 영업이익 16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올 1분기에도 매출액 5944억원, 영업이익 494억원을 기록해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여행 수요가 백신 접종 확대로 크게 늘어나면 렌터카 수요도 자연스레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재계에서는 이번 롯데렌탈 상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실제 호텔롯데는 롯데렌탈의 최대주주다. 호텔롯데는 지난 달 롯데렌탈 주식 452억원을 추가로 취득해 지분율을 42.04%에서 47.06%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2대 주주인 부산롯데호텔과 함께 총 75.4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렌탈이 상장하게 되면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도 덩달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호텔롯데가 롯데렌탈의 IPO 착수 전 보유 지분 확대에 나선 배경이다. 시장에선 상장에 성공할 경우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는 2조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뉴롯데 '마지막 퍼즐' 완성 가능성은?...재계 "호재는 있지만 가능성 낮다"
신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호텔롯데 상장에 상당히 의욕적이었다. 당시 새로운 피 수혈로 전열을 재정비해 호텔상장에 박차를 가할 구상도 엿보였다. 실제 코로나 사태 전 실시한 인사에서도 '재무통'인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사장)을 선임해 상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호텔롯데의 본업 실적이 코로나 충격으로 바닥을 치면서 상장은 무기한 연기됐다.
호텔롯데의 매출 80%를 차지하는 면세사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497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호텔과 면세사업 부문 매출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 난 결과다. 롯데월드를 운영하는 월드사업 부문 매출도 60%나 감소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호텔롯데 실적 추이. 2021.06.14 nrd8120@newspim.com |
호텔롯데 상장은 뉴롯데 체제 구축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인식된다. 현재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두 축으로 돼 있는 과도기 상태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와 롯데건설(43.07%)·롯데알미늄(38.23%)롯데물산(32.83%)·롯데쇼핑(8.86%) 등 핵심 계열사를 거느리며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19.7%)·광윤사(5.45%) 등 일본 자본의 지분율이 사실상 99%에 달한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 지분을 희석해야 2017년 출범한 롯데지주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롯데=일본 기업'이란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라도 지배구조 개편은 절실한 문제다. 그동안 일본과의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롯데는 불매운동 표적이 돼 실적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어 왔다.
호텔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백신 접종 확대다. 정부는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부터 해외여행자의 격리를 면제해주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을 추진 중이다. 올 3분기부터 해외 관광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점쳐지며 연내 호텔롯데 실적에도 훈풍이 불며 실적 만회가 가능할 것이란 견해가 있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2020.04.01 mironj19@newspim.com |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종식되지 않은 만큼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은 연내 마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롯데는 올해 1분기에도 72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해 1분기(-791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도 1조원대 밑으로 떨어진 926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 비해 실적이 반등하더라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호텔롯데가 보유한 비상장 기업을 상장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렇게 되면 상장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문제로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롯데렌탈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유리한 경영환경을 만들려는 의도"라며 "호텔롯데의 실적 회복이 상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이어 그는 "트래블 버블 시행은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배구조 개편 문제는 시일 내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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