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5·18 당시 주한미대사관 "전두환이 군부 실세…최규하는 무기력"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美국무부, 외교문서 14건 추가 공개…비상계엄확대 정황
쿠데타로 실세 부상 전두환에 대한 미국 '딜레마'도 언급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규하 대통령에 대해 '무기력한 대통령'이라고 묘사했으며,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주도한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실세로 평가했다는 기록이 미국 정부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미국 국무부가 2일 공개한 5·18 민주화운동 관련 외교문서(14건·53쪽) 중에는 주한미국대사관이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 직후 본국에 긴급 타전한 '서울에서의 탄압'(Crackdown in Seoul)이란 제목의 전문이 포함됐다.

미국 국무부가 2일 공개한 5·18 민주화운동 관련 외교문서 중 주한미국대사관이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 직후 본국에 긴급 타전한 '서울에서의 탄압'(Crackdown in Seoul)이란 제목의 전문 2021.06.02 [이미지=미국 국무부 외교문서 캡처]

전문은 군부가 실권을 완전히 장악했으며, 그 선두에 전두환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적시하고, 다만 전두환의 독자적 결정이 아니라 뜻을 같이 하는 군부 실권자들의 집단적인 결정이라고 판단한다고 에드먼드 머스키 국무장관에게 보고했다. 전문에 표시된 군부 실권자들은 노태우와 정호용을 포함한 신군부를 지칭하는 것이라는 게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규하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 결정 과정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무기력한 대통령(Helpless President)"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최광수 대통령 비서실장이 "비상계엄 전국 확대 결정이 최규하 대통령의 의지와는 관계가 없다"고 시사했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진상규명조사위 관계자는 "최규하 당시 대통령이 사실상 '식물 대통령'으로서 고립된 상황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은 1990년대 중반 기밀 문서에서 해제됐지만 전두환과 최규하에 대한 표현은 가려져 있다가 이번에 모두 공개된 것이다.

최규하 대통령뿐만 아니라 주영복 당시 국방부 장관이 실권이 없다고 솔직하게 밝힌 내용도 1980년 1월 10일 미대사관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1979년 12·12 사태 이후 국방부 장관이 된 주 장관은 방한한 레스터 울프 미 하원의원으로부터 '우리는 한국군의 안정을 바라며 지휘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당신을 돕겠다'는 얘기를 듣고 "나는 군에 대해 아무런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12·12사태 이후 전두환을 중심으로 새롭게 등장한 군부 세력의 위상을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며 "실질적 지휘체계가 12·12 이후 형성됐다"고 말했다.

미국, 전두환 경계하면서도 실세 인정 '딜레마'로 고민

당시 미국 정부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에게 경계심을 보이면서도 실세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처한 정황도 확인된다.

미 국무부가 1980년 3월 13월 작성한 문서에서 당시 국무부 차관은 6월로 예정된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개최 여부에 대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며 '(한국) 군 내부의 갈등이 지속되고 안정되지 않는 한 SCM 개최를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군 실권자인 전두환에게 직접 전달해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했다.

국무부는 당시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미국대사와 전두환의 3월 5일 면담이 전두환으로 하여금 미국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전두환을 직접 접촉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국무부는 "전두환이 이번 만남을 올리브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이) 그의 높아진 위상을 수용하고 당신(미 대사)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약속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전두환이 '미국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신호로 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국무부가 지적한 것"이라며 "전두환과 접촉하면서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조심하라는 미국 정부의 메시지도 계속 나왔다"고 소개했다.

"전두환 신군부, 5·18 유혈진압 명분 위해 '김대중내란음모사건' 조작"

또 당시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5·17 비상계엄확대조치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의 명분을 위해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을 조작했다는 내용도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에 포함됐다.

당시 박동진 외무부 장관은 주한미대사관 관계자들과 만나 '김대중내란음모사건' 재판에 있어 '국제 앰네스티'와 '국제법학자 위원회' 등 국제인권단체에 비자 발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 이 단체들이 편향된 시각에서 재판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명의 외국기자에게만 재판 전 과정을 취재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개는 5·18 관련 진상규명을 위해선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가 필요하다는 시민단체 및 학계의 의견에 따른 한국 정부의 요구를 미국이 수용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정부는 미국에 모두 문서 80건의 공개를 요구했는데, 지난해 43건에 이어 이번에 14건이 공개됐다.

그러나 이번에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발포 명령을 내린 책임자나 지휘체계에 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이 같은 내용은 국무부가 아닌 미국 국방부나 한미연합사령부 등 군 기관이 보관하는 문서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미국이 아직 23건의 문서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미국 정부가 더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준다면 공개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기대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5·18관련 문서 14건을 한국 정부에 제공하고 주한미국대사관 홈페이지에도 게재했다. 이 자료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홈페이지에도 공개된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아 5.18관련 문서 43건을 한국 정부에 제공한 바 있는데 이번 공개는 기존에 삭제되거나 비공개된 부분이 추가로 공개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공개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심 가치 공유하는 동맹임을 재확인했다"며 "이러한 가치 수호 위해 꾸준히 노력하기로 해 5.18 문서 비밀해제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