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 돈 받고 노조장에서 가족장 회유…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삼성의 노조탄압에 반발해 지난 2014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염호석 씨의 시신을 탈취하고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정보경찰관들이 2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최수환 부장판사)는 부정처사후수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남 양산경찰서 하모(59) 전 정보보안과장에 대해 1심과 같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모(63) 전 정보계장에게는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또 이들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500만원을 각각 명령했다.
재판부는 "타인의 인사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 직무상 의무를 위반해 삼성전자서비스에 편향된 이해관계를 부정한 방향으로 행사한 것"이라며 "그 대가로 1000만원 이상을 수수한 점에 대한 죄질이 불량하나, 처음부터 뇌물을 수수할 목적으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 1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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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고(故) 염호석씨의 자살 및 장례 과정에서 삼성 측 편의를 봐준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 전 경남경찰청 양산경찰서 정보2계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8.12.19 mironj19@newspim.com |
재판부는 "하 씨가 삼성전자서비스 측으로부터 장례를 가족장으로 바꾸기 위한 합의 중재를 부탁받고 김 씨 등에게 부정행위 지시를 했다"며 "이러한 행위는 경찰관으로서 직무상 의무에 위배되는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1심의 판결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와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범행은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일부 증거에 대해 "검찰이 삼성의 다스(DAS) 미국 소송비 대납 사건을 수사하면서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된다"면서도 "이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로도 혐의가 인정되어 최종 판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서비스 양산센터 분회장으로 노조 활동을 하던 염 씨는 2014년 5월 17일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해 뿌려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염 씨의 장례가 노조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막으려는 삼성 측을 위해 염 씨 부친을 회유하고 시신탈취하는 과정에 개입한 뒤 삼성으로부터 금품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들은 아버지 염 씨와 친한 브로커 이모 씨를 통해 염 씨를 회유하고, 삼성 측으로부터 6억원 상당의 돈을 받도록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하 전 과장은 조합원들이 노조장을 강행하려고 하자 브로커 이 씨에게 '조합원들이 시신 운구를 막고 있다'는 허위 내용으로 경찰에 신고하도록 지시하고, 이에 따라 투입된 경찰병력 250여명이 장례식장에 있던 노조원들을 진압해 시신을 탈취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삼성 측으로부터 합의금 6억원을 받고 염 씨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른 후 이를 위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염 씨의 부친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형을 확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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