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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 주목받은 양순열의 '오똑이' 조각, 생명의 회복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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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끝을 가늠키 어려운 이 혼돈의 팬데믹 시대에 예술가는 어떤 작업을 내놓아야 할까. 아티스트 양순열(Yang Soon-Yeol)은 이런 질문을 거듭한 끝에, 5월을 맞아 고향 땅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꾸렸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구가톨릭대학교(전 효성여대)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서울서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작가는 경북도청 신청사에서 작품전을 열고 있다.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곳에서 지근거리인 안동시 풍천면의 너른 새 도청(7만4천여 평) 곳곳에 양순열은 50여점의 회화 조각 오브제를 풀어놓았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양순열 '오똑이의 여행'. 안동의 계곡에 설치됐다. [사진=양순열] 2021.5.27 art29@newspim.com

서울의 북악산을 빼닮은 안동의 검무산(332m)이 병풍처럼 드리워진 곳에 자리잡은 경북도청 신청사 뜨락과 원당지(호수)에는 양순열의 대형 조각들이 설치돼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요즘 경북도청은 새로 건축된 청사와 아름다운 정원, 조경이 산책객을 불러들이며 안동-예천의 명소로 자리매김 중이다.

도청 내 복합문화공간인 동락관 1층에는 6단으로 이뤄진 양순열의 드라마틱한 조각타워(설치미술)를 비롯해 가로 5m에 이르는 대형 회화 등 크고 작은 그림과 조각이 다채롭게 설치됐다. 이번으로 꼭 20번째인 양순열 작가의 개인전 타이틀은 'MOTHER EARTH, OTTOGI 대모신(大母神)- 오똑이'이다. 표준어로는 오뚝이가 맞지만 보다 부드러운 어감을 살리기 위해 작가는 오똑이로 표기하고 있다. 전시의 타이틀이자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한 '대모신-오똑이'는 전세계를 질곡으로 빠뜨린 역병 속에서 '생명의 회복'과 '모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가는 전시를 위해 유연한 곡선으로 이뤄진 9등신의 오똑이를 백여 점 넘게 제작했다. 양순열의 오똑이는 가느다란 목과 허리, 날렵한 자태 때문에 바람이 불면 쓰러질 것만 같다. 실제로 신청사 호숫가에 세워진 높이 5.5m의 오똑이 조각은 세찬 강풍에 이리저리 휘청거린다. 하지만 절대 넘어지거나 꺾이지 않는다. 쓰러질 듯하지만 곧바로 일어서기를 무수히 반복한다. 이는 대지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오랜 실험을 거친 끝에 완벽한 비례와 역학의 '대모신', 곧 대지의 여신을 창조했다. 오똑이의 안쪽 바닥에는 무거운 금속추가 똬리처럼 자리잡고 있다. 강풍 또는 인위적인 완력을 가하면 잠시 기울지만 용수철처럼 솟구치며 제자리로 돌아온다. 마치 가족과 자식을 위해서라면 결코 쓰러지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경북도청 신청사 정원에 세워진 양순열의 조각 'MOTHER EARTH,OTTOGI 대모신-오똑이'. 스테인리스스틸에 특수도장. 높이 3.5m. [사진=양순열] 2021.5.27 art29@newspim.com

양순열의 오똑이는 부드럽고 아름답다. 팔다리, 눈코입 같은 디테일을 걷어낸 간결한 형태는 생명의 본질을 집약해 보여준다. 매끄럽고 미니멀한 유선형에, 빨강 분홍 하양 노랑 녹색 보라, 또는 무지개 빛깔의 색채 또한 천변만화하는 자연을 닮았다.

가는 목과 잘룩한 허리 아래로는 한복의 치마폭같은 넉넉한 볼륨이 대비를 이룬다. 이로써 연약함과 강인함, 물과 불, 차가움과 뜨거움이 공존한다. 고통과 번뇌 속에서도 끝없이 분출하는 에너지와 사랑을 우리 앞에 드러낸다. 바로 이 같은 요소는 양순열이 오랫동안 천착해온 테마와 맞닿아 있다. 양순열은 모성의 회복과 확장이야말로 전지구적 위기를 극복해내는 가장 확실한 길임을 절제된 작품을 통해 압축적으로 펼쳐보이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인간, 사물, 자연 사이의 영적 교감과 소통이 그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하고 분리하는 것에서 벗어나, 지구의 모든 생명, 심지어 무생물까지도 공생해야 한다고. 배타와 아집, 욕망과 질시를 걷어내고 넉넉한 어머니와 자연을 닮아야 한다고.
양순열의 오똑이는 그래서 'Mother Earth'이다. 특이한 점은 오똑이는 분명 어머니이자 여신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작가는 "모성은 꼭 여성성만 가리키지 않는다. 모성 중에는 남성성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서 양순열은 초기 회화 작품인 '꿈과 사랑 어머니–꽃 나들이'를 포함한 7점의 회화도 내놓았다. 또 예수 석가모니 마호메트 공자 등 4대 성인을 각각의 캔버스에 표현한 그림과 초서에 기반한 문자회화도 만날 수 있다. 한편 오브제 작업인 '신이 흙으로 인간을 굽다'는 작지만 옹골찬 점토들(토우) 속에 작가의 번뜩이는 창작혼이 빛을 발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양순열 '무제'. 초서에 기반한 문자회화 시리즈 [사진=양순열] 2021.5.27 art29@newspim.com

전시기획을 맡은 윤재갑 큐레이터는 "도청 청사 마당과 호수 위에 설치한 양순열의 'MOTHER EARTH, OTTOGI'는 모든 존재 일반으로 확장된 범우주적 모성의 회복을 통해 시대적 위기를 극복하기를 염원하고 있다. 그것은 가족의 테두리를 넘어선 모성이며, 젠더의 경계를 넘어선 페미니즘으로 평화롭고 풍요로운 미래를 상징한다"고 평했다.

한편 이번 개인전에 작가는 인간 본질을 탐구한 '호모사피엔스' 연작을 다양하게 출품해 또다른 축을 연출했다. 5m에 이르는 대규모 회화인 '호모사피엔스-욕망', '호모사피엔스-경배' 등은 인간의 내면을 묵시론적으로 다룬 역작이다.

동락관 전시홀 맨 끝에는 높이 3m가 넘는 설치작품 '호모사피엔스 타워'가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6단으로 층층이 구성된 타워에는 검고 장중한 호모사피엔스 청동조각들이 빽빽이 채워졌다. 양순열은 인간의 원초적 속성을 표현하기 위해 매일 매일 스케치하듯 석고로 인간 객체를 빚었다. 그리곤 괴물처럼 일그러지거나 반인반수 같은 군상을 브론즈로 제작해 거대한 제단처럼 쌓아올렸다.

이 검고 묵직한 설치작품은 만물의 영장임을 자처하는 인간의 감춰진 속성을 묵묵히 드러낸다. 예루살렘뮤지엄 관장을 거쳐 프랑스 미술전문지 '아트 프리미엄'의 편집장인 코린 팀시트는 "'양순열은 지난 15년간 '호모사피엔스'라는 주제를 탐구해왔다. 동물적인 본능으로부터 서서히 분리되기 시작한 인류의 특이성을 거대한 스케일로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다양한 재료를 반죽하고 빚어 수백 점의 호모사피엔스에 고유한 형태와 표정을 부여한다. 이렇게 조각된 호모사피엔스에 양순열은 생명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그 존재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일에도 개입한다. 문명은 불완전한 인간의 한계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고 평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인간의 감춰진 속성을 일그러진 두상조각으로 표현하고 이를 탑처럼 쌓은 '호모사피엔스 타워' [사진=양순열] 2021.5.27 art29@newspim.com

하지만 양순열은 암울한 조각에서 그치지 않는다. '브레인 버스트'라는 강렬한 회화는 에너지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온다. 작가는 태고의 비밀을 보여주려는 듯 카오스의 세계를 원색의 물감으로 압도적으로 표현했다. "인간의 뇌를 열어 그 복잡미묘한 신경망을 끄집어내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대단히 쇼킹하고 신비한 회화들은 그래서 초자연적이다.

양순열은 그간 서울과 안동,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작업했다. 대구와 안동을 시작으로 서울의 학고재와 아트링크갤러리 등에서 여러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또 포스코갤러리(포항)와 객주문학관(청송)에서도 초대전을 가졌고, 미국 미주리대 갤러리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및 호림헌에서도 개인전과 렉처를 열었다.

지난 2018~19년에는 뉴욕 첼시의 엘가위머 갤러리 초대로 '랩소디 인 레드'(2018) '아니마, 아니머스'(2019)라는 작품전을 연달아 가졌다. 뉴욕 전시에 양순열은 다양한 크기의 오똑이 조각과 회화 연작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뉴욕의 비평가와 미술팬들은 어디서도 접하지 못했던 오묘한 형상의 오똑이에 예상 밖의 관심을 피력했다. 둥글둥글 부드럽고, 완벽한 비례감을 지닌 조각을 앞다퉈 컬렉션하기도 했다.

어디에 있든 작가의 관심사는 인간과 비인간, 흑과 백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을 지양하고, 지구상의 만물이 공존하며 서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같은 통찰을 통해 작가는 카오스와 고요, 번뇌와 평온, 남성과 여성, 인간과 동식물이 서로 녹아들고 하나가 되길 꿈꾼다. 이는 곧 범우주적 모성의 회복인 것이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MOTHER EARTH, OTTOGI' 연작은 다양한 크기와 색채로 실내 공간뿐 아니라 도청 일대 공원과 호수에 설치돼 봄나들이 온 도민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양순열은 "유교에 깊이 뿌리내린 경북의 전통문화가 타자와 소수자를 더 크게 감싸안길 바란다. 오똑이들은 바로 우리 각자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암스테르담과 뉴욕, 서울 자하문미술관(2019)을 거쳐 마침내 작가의 고향을 찾은 '대모신-오똑이'는 고통과 번뇌를 딛고, 조화와 평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실내 전시는 5월 31일까지며, 야외 전시는 가을까지 계속된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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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2000원' 노점, 3일 영업정지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손님에게 생수를 2000원에 판매해 '바가지' 논란을 빚은 광장시장 노점이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다. 24일 광장시장 노점 상인회에 따르면 해당 노점은 상인회 징계에 따라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영업을 중단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사진 = 뉴스핌DB] 논란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튜버가 올린 영상에서 시작됐다. 영상에는 문제의 노점에서 물을 요청하자 상인이 500㎖ 생수를 건네며 가격을 2000원이라고 안내하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노점은 메뉴판에 생수 가격을 2000원으로 표시했지만, 시중가보다 두 배가량 비싸다는 점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실제로 광장시장 내 다른 노점들은 대부분 생수를 1000원 수준에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회 관계자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노점 특성상 1.8ℓ 생수를 구매해 컵에 따라 제공하는 경우가 있는데, 외국인들이 이를 먹다 남은 물로 오해하는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점들이 개인사업자라 가격을 일괄적으로 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적정 가격에 판매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moonddo00@newspim.com 2026-04-2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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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규모 베이징모터쇼 개막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세계 최대 규모의 베이징 모터쇼가 24일 개막했다. 이날 개막한 베이징 모터쇼는 다음 달 3일까지 10일 동안 진행된다. 베이징 모터쇼는 2년에 한 번 개최된다. 그동안 국제 전람 센터에서 개최되었던 베이징 모터쇼는 참여 기업이 증가하면서 국제 전시 센터에서도 동시에 개최됐다. 이로 인해 전시 면적은 기존의 20만㎡에서 38만㎡로 확장됐다. 이는 모터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베이징 모터쇼에는 21개국의 1000여 개 자동차 제조업체와 부품 제조업체가 참여한다. 전시 기간 동안 약 100만 명의 방문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터쇼에는 모두 1451대의 차량이 전시된다. 이 중 세계 최초 공개 모델(월드 프리미어)은 181대다. 2년 전 모터쇼의 117대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콘셉트카는 71대가 전시된다.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비야디(BYD, 比亞迪)는 9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선보였다. 해당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은 한 번 충전으로 830㎞ 주행이 가능하다. 중국 업체인 체리 자동차는 50가지 이상의 모델을 전시한다. 특히 체리 자동차는 새로 개발한 서브 브랜드인 '쭝헝(縱橫)'이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쭝헝은 럭셔리 하이브리드 오프로드 차량 브랜드다. 지리(吉利)자동차는 산하 브랜드 제품들을 대거 전시했으며, 별도로 기술 전시 부스를 마련해 자율 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스마트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화웨이도 부스를 만들어 20여 대의 차량을 전시했다. 화웨이는 창안 자동차, 둥펑 자동차, 베이징 자동차, 상하이 자동차, 광저우 자동차, 체리 자동차, 제일 자동차, 장화이 자동차 등 8대 국영 자동차 기업과 제휴하여 차량을 출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모터쇼에서는 현대차,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도 총출동했다. 폭스바겐 그룹은 폭스바겐, 제타, 아우디를 포함해 총 4개 브랜드 산하 10개 모델을 선보인다. 특히 폭스바겐은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과 협업해 개발한 ID.UNYX 모델의 첫선을 보였다. 폭스바겐 그룹은 올해 순수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등 신에너지차(NEV) 20여 대를 출시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할 구상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 자율 주행 기업 모멘타의 자율 주행 기술을 탑재한 신형 S클래스를 전시했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시장에 출시할 아이오닉 전기차 양산 모델의 디자인 및 상품 정보를 처음 공개했다. 구매부터 유지 보수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기차 판매 및 서비스 방안도 발표했다. 24일 개막한 베이징모터쇼에서 샤오미의 부스에 취재진이 몰려있다. [사진=시나웨이보 캡처] ys1744@newspim.com 2026-04-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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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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