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같은 로펌에 근무하던 후배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받던 변호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 측은 "큰 충격을 받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6일 오전 4시 7분쯤 변호사 A씨가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됐으며,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는 발견됐지만 따로 공개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변호사 B씨는 지난해 12월 모 로펌 대표 변호사인 A씨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B씨는 지난해 해당 로펌에서 근무할 당시 A씨가 자신에게 성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로고[사진=뉴스핌DB] 2021.05.25 obliviate12@newspim.com |
B씨 법률대리를 맡은 이은의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사망한 피의자에 대해서도, 황망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기 어렵다"며 입장을 냈다.
이 변호사는 "고소 후 6개월간 수사가 진행돼 검찰 송치만을 앞둔 상황이었기에 피의자의 사망은 피해자 측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뜻밖의 상황이었다"며 "그런 이유로 피해자가 크게 충격을 받고 당혹스러운 심경을 금하기 어려운 중"이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A씨를 고소한 배경에 대해 "바로 신고하지 못하고 중첩된 피해에 놓였던 까닭이 수습변호사로서, 초임 여성변호사로서 갖는 지위에 기인했듯 고소를 결심하기까지 여러 고충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 사건의 피해를 규명하는 한편, 더이상 유사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바람과 변호사 실무수습제도에 대한 법조계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고심 끝에 고소를 결정했고 취재에도 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에서 피의자가 선택한 사망 앞에, 그저 애도만을 전할 수만도 없는 입장"이라며 "피의자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수사기관을 향해, 대한변협 등 법조계 내부를 향해, 사회를 향해 요청드려야 할 종합적인 입장에 대해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해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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