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국내 유일의 매치플레이 조별리그 1~3차전이 끝났다. 각 조 1위가 16강에 진출했다. 16강부터는 패하면 바로 탈락한다. 강원도 춘천에서 진행된 2021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풍경을 담았다.
강예린의 플레이 모습. [사진= KLPGA] |
[춘천=뉴스핌] 김용석 기자 = 강예린(27)은 행운의 출전자다. '대기 번호 1번'이었지만 16강까지 진출했다.
과정이 재밌다. 강예린의 생일은 11월4일이다. 대기 1번 번호를 받은 그는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티오프 시간이 우연찮게 자신의 생일과 숫자가 똑같은 11시4분이었다.
운명의 시계는 돌아갔다. 정윤지의 갑작스런 손목 부상으로 '대타 출장'이 이뤄졌다. 흔치 않은 기회다. 이번 대회엔 우승 상금 2억원이 걸려 있다. 또 최하위만 해도 200만원을 탄다. 웬만하면 이를 악물고 경기를 뛴다.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다.
선물 같은 기회를 얻은 강예린은 날았다.
1차전에서 '베테랑' 홍란(35)을 상대로 4홀 차로 승리했다. 2차전에선 KLPGA에서 통산 5승을 쌓은 이다연을 상대로 이겼다. 3차전 연장 접전끝에 간 강예린은 패해 여정을 멈췄다.강예린은 이다연, 정연주와 함께 2승씩을 기록 연장에 돌입했으나 승자는 정연주였다.
강예린은 "솔직히 전 대기였다가 출전한 입장이라 대회에 나온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1시간만 기다렸다가 가려고 했다. 1차전땐 연습도 없이 했다. 2차전선 그냥 내 플레이만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내 할 일만 하자 이렇게 경기했다"라고 말했다.
3번째 매치플레이 출전이다. 2014년과 2015년 2차례 경험했다. 하지만 16강 진출은 처음이다.
"단순하게 생각하자." 요즘 강예린이 되내이고 있는 신조다.
그는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니 플레이가 꼬였다. 생각이 엄청 많은 그에게 이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들은 실타래처럼 꼬여만 갔다. '단순하게'란 생각을 갖자 경기도 풀리고 행운도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직전 대회인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단독 8위를 했다. 80개월만의 길고 긴 인내 끝에 얻어낸 톱10이다.
강예린은 "이젠 상대가 누구든 별로 신경이 안 쓰인다. 그냥 내 최선을 다해서 친다. 이렇게 하면 다른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