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백지현 기자 =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코스피가 사흘 연속 훅 밀려났다. 뚜렷한 반등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일 연속 내림세다. 사흘간 4% 가깝게 빠졌다. 이 기간 외국인은 총 6조1522억 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종가 기준 3122.11은 지난 4월 5일 3120.83 이후 최저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일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출발했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도가 집중되면서 한때 1.8% 넘게 약세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증시 약세의 기저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 관련 우려가 극심한 국면으로 가고 있고, 그런 부분들이 통화정책 변경에 대한 걱정을 불러일으키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미국시장이 많이 빠졌다"며 "그 여파가 그대로 외국인 투자자를 통해서 우리나라나 다른 아시아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13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9.55p(1.25%) 하락한 3122.11에 마감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문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란 데 있다. 시장 불안감을 떨칠 만한 무언가(?)가 나오기 전까진 지지부진한 장세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정 본부장은 "우리나라 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높은 부문이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기술주다. 인플레가 표면화되면 기술주나 성장주보다는 금융이나 산업재 등 인플레를 타고 넘는 업종 쪽으로 투자가 몰리는데, 그 분야의 외국인 비중이 낮다. 그러니 외국인이 급격하게 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인플레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선 이를 불식시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치가 있거나, 아니면 지표가 좀 다른 방향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이 같은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급락하는 국면은 마무리될 수 있겠지만, 여전히 비실비실하고 변동성이 높은 국면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조정을 받더라도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상황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는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다"면서 "변동성은 있겠지만 추세 하락으로 가는 그림은 아닐 것으로 본다. 기술주 중심으로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상승 쪽으로 재개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러려면 기술주에 대한 우려가 완화돼야 하고, 부진해진 TSMC 실적 기대감이 가시화될 필요가 있다"며 "물가 리스크는 이미 반영됐고, 초인플레이션이 아니라면 경기정상화 기대감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향후 투자 전략은 어떻게 가져 가야 할까. 가깝게는 자동차와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이 유망하다는 관측에 무게감이 다소 실린다.
이동현 트러스톤자산운용 매니저는 "섹터 로테이션이 너무 빠른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이렇게 섹터 로테이션이 계속되면서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 같다. 올라갈 수 있는 모멘텀이 없는 것 같다. 인플레 우려가 줄면서 금리도. 원자재 가격도 안정돼야 한다. 그러면 인플레 우려 없어지면서 성장주가 다시 갈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당장의 이벤트로는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삼성의 투자, 자동차, 백신 관련 이슈 등을 꼽을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로테이션 후) 마지막 남은 섹터는 바이오헬스케어다. 언더퍼폼 많이 했다. 자동차와 바이오 그리고 하반기로 갈수록 IT 이렇게 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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