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9월 고용노동청~광화문삼거리 교통방해 혐의
"신고 범위보다 넓게 일시적 도로점거…충돌 없었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연좌시위(연달아 앉아서 하는 시위)를 벌여 도로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명환(56)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에게 검찰이 벌금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위원장의 결심 공판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명환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해 8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2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8.12 yooksa@newspim.com |
김 전 위원장은 최후진술에서 "법원으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우리 사회의 현대·기아차, GM 등 수천명 노동자들이 이제는 직접고용으로 상황을 해소해달라는 절박한 요청으로 이날 행진하고 집회를 했다"며 "재판부가 잘 판단해주셔서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 측 변호인도 "집회 과정에서 당초 신고한 범위보다 차로를 넓게 차지하게 됐고 즉흥적으로 26여분간 연좌했던 사건"이라며 "경찰의 해산명령이 발령돼 연좌 이후 아무런 충돌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무죄를 호소했다.
아울러 "설령 유죄로 판단해도 이 사건은 당시 법원으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고도 원직으로 돌아가지 못한 노동자들을 대변하기 위한 집회로 참작할 사정이 있었던 점, 일시적 연좌 이외에는 평화롭게 집회가 진행된 점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이날 변호인은 "공소사실 관련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집회 참가자들의 행위를 집회 신고범위를 일탈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을 위반죄나 일반교통방해죄로 의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시적으로 도로에 머문 행위를 두고 신고된 집회와 질적 차이가 있다거나 공공위험이 있는 집회로 보기 어렵고 집회·시위는 기본적으로 도로에서의 교통 소통 제약을 수반하므로 폭력행위 없이 도로에 앉아있었다는 이유로 교통이 방해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9년 9월 27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 앞에서 진행한 '비정규직 철폐 및 직접고용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 및 행진' 과정에서 집회 일시·장소 등 신고범위를 일탈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전 위원장의 주도로 2000여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삼거리 왕복 8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연좌시위를 벌여 교통을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선고기일은 7월 9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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