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지수 장중 낙폭 반납
12일 CPI 지표에 촉각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1일(현지시간)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술주는 지난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가 오후장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내일(12일) 미 노동부의 인플레이션 지표를 앞둔 시장은 지난 주말 고용지표와 비슷한 수준의 충격을 우려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3.66포인트(1.36%) 내린 3만4269.16을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지난 2월 26일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6.33포인트(0.87%) 하락한 4152.10으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장중 뉴욕 증시 약세를 주도하다가 12.43포인트(0.09%) 밀린 1만3389.43에 마쳤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들어 다시 인플레 공포가 고개를 들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일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6%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같은 기간 2.3% 올랐을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언제까지 초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물가가 과도하게 오를 경우 결국 연준이 정책 정상화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성장주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증권거래소를 바라보는 두려움 없는 소녀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공개 발언에 나선 연준 관계자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완화할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여전히 고용시장의 회복을 느리게 하는 요소가 남아 있으며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경제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커 총재는 3%의 인플레이션이 자신이 용인할 수 있는 최고치라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올해 2.5~3.0%의 물가 상승세를 볼 것으로 예측하고 일부 물가 오름세가 내년에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테이트스트릿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미국 SPDR 상장지수펀드(ETF) 수석 투자 전략가인 마이클 애런은 블룸버그통신에 "안정적인 국채 수익률과 현 정책을 유지하려는 연준, 강한 이익 속에서 기술주 매도가 진행 중이라는 게 흥미롭다"면서 "시장은 언젠가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움직여 기술주와 성장 트레이드에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트 핏 캐피털 그룹의 댄 아이 자산 배분 및 주식 리서치 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원자재 가격 급등과 매우 강한 경제 지표, 기술주를 압박한 금리 상승을 경험했다"면서 "고성장 기업을 10년 후 이익에 근거해 평가한다며 높은 물가 상승 속에서는 이들 기업의 이익이 훨씬 낮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세븐 포인츠 캐피털의 마이클 카츠 파트너는 CNBC에 "시장의 약세는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와 연준이 금리 인상 압박을 받을 가능성 때문"이라면서 "처음에는 숏커버링이 일어났지만, 시장은 다시 하락 추세를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두드러진 약세를 보이던 기술주는 대체로 낙폭을 반납했다. 테슬라는 장중 한때 600달러 밑으로 밀렸다가 1.88% 하락한 617.20달러에 마쳤고 애플도 0.74% 내렸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0.95% 내렸으며 페이스북은 0.18% 상승 마감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의 주가는 36.15달러까지 밀리며 상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약사 노바백스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상용화가 예상보다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13.91% 급락했다.
버진 갤럭틱의 주가는 예상보다 큰 폭의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과 이달 예정됐던 우주 비행 일정 연기로 급락하다가 0.72% 상승 전환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9.05% 뛴 21.44를 기록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