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실소유주로부터 금품 수수…1심 무죄→2심 유죄
대법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 모두 기각"…실형 확정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인사 청탁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7일 오후 3시15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청장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고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이명박(MB) 정부 시절 '경찰 댓글 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 2018년 9월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09.12 deepblue@newspim.com |
재판부는 "피고인이 2010년 8월 경 건설업자로부터 '자신과 관련된 형사 사건이 생기는 경우 편의를 봐주고,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만한 부산 지역 경찰관들의 승진 및 인사 등을 챙겨달라'는 취지로 3000만원의 뇌물을 건네받았다는 특경법상 뇌물의 점은 유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2011년 7월경 위 건설업자로부터 이 같은 취지로 2000만원의 뇌물을 건네받았다는 뇌물수수의 점은 무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조 전 청장은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2010년 8월 서울경찰청장 집무실에서 부산 지역 중견 건설업체 H건설 실소유주 정모 씨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그는 경찰청장 재임 중이던 2011년 7월 휴가 기간 내려간 부산 해운대 한 호텔에서 정 씨를 불러 2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정 씨는 금융위기로 회사가 폐업하자 가족 명의로 다른 업체를 운영하며 각종 인허가 및 단속 등에 경찰 협조를 받고자 했다. 정 씨는 조 전 청장에게 해당 지역 경찰관의 승진을 챙겨달라는 부탁을 하며 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 씨가 저축은행 관계자로부터 빌린 3000만원을 차명계좌로 받은 뒤 직원이 인출해온 돈을 조 전 청장에게 가져간 것으로 의심했다.
1심은 정 씨가 조 전 청장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정 씨의 횡령 혐의에 대해선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조 전 청장이 정 씨에게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6월 및 벌금 3000만원,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정 씨는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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