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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파이어족' 꿈꾸는 MZ세대, 마냥 비난할 수 없는 이유

기사입력 : 2021년05월04일 08:30

최종수정 : 2021년05월04일 09:21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래가 아닌 지금의 행복을 위해 저축 보다 소비를 택한 MZ세대가 이제는 조기은퇴를 꿈꾸며 돈 불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파이어'(FIRE)족이다. 경제적 독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은퇴(Retire Early)의 합성어로, 보통 30대 말이나 40대 초반에 빨리 은퇴할 수 있도록 자금을 마련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경제적 독립이란 개념은 1992년 미국의 베스트셀러 서적 '부의 주인은 누구인가'(Your Money or Your Life)에서 처음 등장한다. 평생 돈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부자가 빨리 되는 개념이 아니라 내가 충분히 갖고 있다는 경험을 뜻한다. 이를 위해서는 절약과 현명한 소비를 삶의 근본으로 둬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소득의 70% 이상을 저축해 은퇴자금을 마련하는 이들을 '린'(Lean) 파이어족이라고 부른다. Lean은 '기름기가 없다'는 뜻이다. 이들은 연 4000만원의 최저 생활비를 감안해 은퇴자산으로 10~25억원 정도를 모은다. 이때 당시는 근면성실하게 일하고 수익의 대부분을 은행에 두면 어느 정도 실현이 가능했다.

지금은 린 파이어의 삶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집값은 폭발적으로 오르는데, 소득은 적다. 저금리 시대에 저축만 해서는 돈이 모이질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워진 취업문은 더욱 좁아졌다.

요즘 파이어족은 '팻'(Fat) 파이어족에 가깝다. 아껴 쓰지 말고, 검소하지도 말자. 은퇴 후에 지금과 같은 소비를 유지하거나, 더 부유하게 살기 위해 오늘날 지갑을 더 연다. 오히려 빚을 내서라도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해 소위 말하는 '대박'을 노린다.

팻 파이어족은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족과 결을 같이 한다. 이전에는 오늘 당장 놀고 먹기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았다면, 지금은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태운다. 65세에 은퇴하기에는 기대수명이 길고, 평생 일만하기에는 인생이 짧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은 우리에게 '인생에서 가장 가치있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진다. 주 5일 '나인 투 파이브'(9to5·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직장생활이 무슨 의미일까. 경제적 독립으로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순 없는 것일까.

블룸버그와 인터뷰 한 크레이그 디로렌조 씨는 지난 3월 말에 58세의 나이로 사표를 냈다. 쓰리엠(3M)에서 근무하던 그는 매일 아침 6시 일어나 화상회의 하는 일에 지쳤다. 코로나19 재택근무 전환에 홀로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 요인이 크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지?" 

뉴욕타임스(NYT)는 지금이 '욜로 경제' 시대라고 진단했다. 점차 많은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이 멀쩡한 직장을 때려치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거나, 부업을 본업으로 바꾸고, 꿈에 도전한다.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과 실업수당, 기록적인 주식 시장 호황 등으로 종잣돈을 마련한 이들이 직장 번아웃(burn out)에서 벗어나 인생 전환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파이어족들도 코로나19 시국이야 말로 위기 이자 동시에 기회로 인식한다. 조기은퇴 보다는 경제적 자유를 더 갈망하는 듯 하다. 내집마련과 결혼을 포기한 MZ세대들은 방황하고 있다. 사회적 안전망도 좋지만 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안정적인 삶일터. 오늘날 청년들은 스마트폰 화면 속 차트에 울고 웃는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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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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