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노원 세 모녀 살해' 김태현 구속 기소
검찰 "김태현, 사이코패스 아냐…심신장애 정황도 없어"
검찰, 유족에게 7400여만원 지원…심리치료·법률지원도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검찰이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25)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김태현이 큰딸 A씨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는 과정에서 욕설과 함께 "후회할 짓 하지 말랬는데 안타깝다. 잘 살아봐" 등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김태현의 심신장애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으나, 낮은 자존감과 거절에 대한 높은 취약성, 과도한 집착 등 반사회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결론냈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 형사2부(임종필 부장검사)는 27일 살인, 절도, 특수주거침입,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태현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4.09 leehs@newspim.com |
검찰에 따르면 김태현은 지난해 11월부터 온라인게임을 같이 하면서 알게 된 뒤 호감을 갖게된 큰딸 A씨가 자신의 연락을 거절한 뒤 번호를 변경하는 등 연락을 받지 않자지난달 23일 오후 5시 40분쯤 서울 노원구 A씨의 집을 찾아가 동생 B씨와 모친 C씨, A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김태현은 지난해 11월부터 온라인게임을 같이 하면서 알게 된 A씨가 지난 1월 23일 자신의 연락을 차단하자 그 다음날인 24일부터 지난 2월 7일까지 A씨의 집을 찾아가거나 공중전화, 타인 명의 휴대전화, 채팅어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반복적으로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현은 이 과정에서 지난 2월 7일 A씨가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채팅어플을 통해 A씨에게 욕설과 함께 "후회할 짓은 하지 말랬는데 안타깝다. 잘 살아봐" 등 메시지를 전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현은 A씨 등을 살해하기로 마음 먹고 지난달 20일 자신의 주거지 근처 상점에서 청테이프를 훔치고, 같은달 23일 오후 5시 25분쯤 A씨의 주거지 근처 마트에서 과도를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범행 후 A씨의 집에 있는 컴퓨터에 접속해 A씨의 SNS에 수차례 접속해 자신과 관련된 내용을 찾은 후 대화내역과 친구목록을 삭제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김태현이 지난 1월 2일과 같은 달 16일 오프라인에서 A씨와 만나 게임을 하면서 자신의 게임 관련 일부 비용을 부담하는 등 친절을 베푸는 A씨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김태현이 같은 달 23일 같이 게임을 한 A씨 등 3인과 함께 만나 술을 마시다 신경질적인 언행을 하는 등 돌발적인 행동을 보이자 A씨 및 일행들은 김태현의 연락처를 차단했고, 이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김태현에 대한 통합심리분석 결과 범행 방법, 범행 전후의 행동 및 진술 태도에 비춰 심신장애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은 지난 20일 경찰 프로파일러 논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김태현이 '사이코패스'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냈다.
다만 검찰은 김태현이 낮은 자존감과 거절에 대한 높은 취약성, 과도한 집착, 피해의식적 사고, 보복심리 등을 갖고 있어 A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극단적 방법으로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려는 반사회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김태현은 상대방이 자신을 거절할 경우 일순간에 강렬한 분노감이 쉽게 발현되는 양극단적인 대인관계 패턴(집착-통제-폭발행동의 반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앞서 지난 9일 유족에게 장례비 1200만원을 지급한 데 이어 범죄피해구조심의회를 개최해 지난 23일에는 유족구조금 약 6200만원을 지급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 유관기관과 연계해 유족 대상 심리치료 및 상속 관련 등 법률지원, 현장 정리 지원 등 다각도로 피해자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라며 "검찰은 향후 김태현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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