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국민연금 '석탄 투자 10조'..."탈석탄 심도 논의조차 없다"

기사입력 : 2021년04월22일 14:21

최종수정 : 2021년04월22일 14:21

노르웨이 GPFG 등 석탄투자 중단
사학연금·공무원연금 이미 '탈석탄'
"심도있는 논의 필요...다방면 검토"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세계적인 연기금을 비롯해 금융권이 최근 석탄 투자에 줄줄이 손을 떼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탈석탄' 투자 요구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국내 3대 연기금 중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공단(공무원연금)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일찍이 석탄 사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투자를 줄이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와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최근 10년 동안 석탄 산업에 지원한 투자 규모는 약 9조9955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국내 연기금과 금융기관 중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국민연금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고려한 책임투자 원칙은 수립했지만, 아직 기후위기 요소를 ESG 중점관리사안으로는 지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국민연금은 임원보수한도의 적정성, 반대의결권 행사에도 개선되지 않는 사안 등 5가지를 중점관리사안으로 지정하고 있다. 기후위기와 관련한 내용은 아직 포함돼 있지 않다.

지난 14일 환경운동연합이 국민연금 서울북부지사 앞에서 석탄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만약 기후위기 또는 석탄 사용 문제가 중점관리사안에 포함되면, 국민연금은 해당 기업에 비공개 대화, 주주제안 등 수탁자책임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가령, 특정 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이 비공개 대화, 주주제안 등으로 이를 감축시키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식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지난 2017년부터 탈석탄 투자 정책 수립을 요구하는 업계 안팎의 요구에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지난 2018년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 회사채 등을 통한 금융투자 및 지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탈석탄 공동 선언을 한 뒤 관련 투자를 줄여나가고 있다.

특히 국내 112개 금융기관도 지난 3월 '기후금융 지지선언식'을 열고 탈석탄을 선언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GPFG,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 연금 캘퍼스(CalPERS), 스웨덴 국민연금 AP 등 세계적인 연기금도 석탄 투자 중단을 선언하고 관련 금융지원을 단계적으로 철회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국민연금에 대해 석탄 투자를 중단하라는 여론이 일면서 국민연금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4일 국민연금 서울 북부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55조에 이르는 기금을 운용하는 세계 3위 규모의 연기금이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서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미 투입된 자금을 철회하거나 석탄발전을 지속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연금은 내부적으로 탈석탄 투자 방침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책임투자원칙을 수립한지 2년이 지나도록 본격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탈석탄 등 ESG 투자원칙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결정하기 어렵고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등 국민연금 산하 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네거티브 스크리닝을 포함해 다방면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국민연금이 탈석탄 원칙을 세울 의지가 없다고 지적한다. 국민연금이 탈석탄 투자에 대해 차일피일 미루는 등 미온적 태도를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입장에서 석탄 투자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당장 탈석탄 투자 노선으로 선회하면 기금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

현재 환경단체 등은 국민연금이 기후위기 요소를 ESG 중점관리사안으로는 지정하는 동시에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거티브 스크리닝은 ESG 경영에 적합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전략을 말한다. 국민연금의 투자를 받지 못할 경우, 주가 하락 등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돼 비교적 효과적인 전략으로 꼽힌다.

 

imb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