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펀드 1개월 수익률 4.83%
"美 증시, 기술적 조정 후 상승 가능성↑"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북미 주식형 펀드가 한달 사이 4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는 등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뉴욕증시가 신고점을 갈아치우며 고공행진하면서 북미펀드로 뭉칫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 동안(19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북미펀드로 4237억원의 자금이 신규로 유입됐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지역·국가별 펀드 중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중국(416억원)과 아시아퍼시픽(71억원), 인도(1억원) 펀드로 유입된 자금 규모를 크게 뛰어넘었다. 그외 베트남과 유럽 펀드에서는 각각 724억원, 332억원 안팎의 자금이 유출됐다.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미펀드 중 가장 자금이 많이 들어온 상품은 '피델리티미국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로 한달 동안 52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증권자투자신탁H(주식)'과 'KB미국대표성장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H)(운용)'에는 각각 434억원, 85억원이 들어왔다.
이외에 'AB셀렉트미국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과 '미래에셋미국블루칩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에도 각각 73억원, 2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수익률도 호조세다. 북미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4.83%로 베트남펀드(5.35%)에 이어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유럽(3.75%), 중남미(3.09%), 중동아프리카(2.51%) 펀드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연초 이후와 1주일 기준으로도 각각 10.85%, 1.73%의 수익을 내는 등 전 기간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북미펀드가 자금몰이를 지속하는 것은 뉴욕증시가 국채금리 안정세와 경제지표 호조,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간 덕분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중,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최근 고점부담에 따른 차익실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리스크가 겹치면서 이틀째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뉴욕증시가 매물소화 과정을 거칠 수는 있으나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기술적 지표상 일간, 주간 모두 단기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며 "S&P500 뿐만 아니라, 다우지수, 나스닥종합지수 등 미국 증시 전반적으로 유사한 모습이라는 점에서 기술적 조정을 통한 과열 해소 후 추가 상승 국면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1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기업들이 잇따라 호실적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 우호적인 부분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S&P500 구성 종목의 10%가 분기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이 중 84%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세와 미국 국채금리 동향은 지속해서 주시해야 할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월 말 1.06%를 기록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 1.74%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불안감을 높였다. 간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56%로 마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의 핵심 변수는 여전히 금리로 판단된다. 그리고 국채금리 상승이 미국 인플레이션의 전조"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인플레이션이 전방위로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특정 자산과 섹터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