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군수 "코로나19로 연기돼 아쉬워...희망으로 함께 극복"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영덕의 사월은 복사꽃으로부터 온다. 영덕의 사월은 복사꽃 세상이다.
영덕군의 대표 농특산 브랜드가 '영덕복숭아'임을 입증하듯 영덕 지품, 달산, 영해, 창수면 일원은 다홍빛 복사꽃이 해풍에 꽃비처럼 흩날리며 봄향을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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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발트빛 영덕 앞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경북 영덕의 대표브랜드인 복숭아농원[사진=영덕군] 2021.04.20 nulcheon@newspim.com |
복숭아 과수농업으로 가계를 일궈 온 영덕주민들은 이맘때쯤이면 한 해 복숭아 농사 대풍을 위해 가지치기와 꽃이파리 따주기로 분주한 일상을 보낸다.
영덕군의 군화(郡花)는 해마다 영덕지역을 다홍빛으로 물들이는 복사꽃이다. 때문에 영덕군은 복사꽃이 만개하는 4월17일을 '군민의날'로 지정하고 해마다 군민이 한자리에 모여 복사꽃 향연과 체육대회를 펼치고 영덕군민의 정체성을 다졌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올해 군민의 날 행사와 복사꽃 축제도 지난 해에 이어 연기됐다.
봄이 왔건만 봄 같지가 않다는 '춘래불사춘'이 2년 연속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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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영덕군의 대표 농특산 브랜드인 '영덕복숭아'의 꽃이파리를 갈무리하는 과수농가. 2021.04.20 nulcheon@newspim.com |
◇ 영덕 복사꽃은 태풍 폐허에서 새 삶일군 영덕군민의 희망
복사꽃의 꽃말은 '희망'이다. 예부터 유토피아를 상징한 꽃이기도 하다. 중국 진나라 도연명의 '도화원기'에는 한 어부가 복숭아 숲에서 해마다 무릉도원을 찾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조선 초 화가 안견은 안평대군이 꿈에서 봤다는 환상의 도원은 '몽유도원도' 로 탄생됐다.
영덕군민들에게 복사꽃은 의미가 깊다.
지난 1959년 영덕 등 동해연안을 휩쓸고 간 사라호 태풍의 생채기를 보듬고 영덕군민들은 복숭아나무를 심으며 삶과 희망을 일궜다.
폐허 속에 눈물과 땀을 쏟아 심은 복상나무가 다홍빛 꽃망울을 터트린 날, 영덕군민들은 다시 삶의 희망을 가슴에 안았다.
폐허에서 일군 복숭아는 영덕 대표 특산물로 이제는 전국을 넘어 세계속으로 뻗어가고 있다. 때문에 영덕군민들은 복사꽃을'역경을 딛고 선 희망'으로 부른다.
◇ 62년 전 사라호 태풍의 상처를 보듬은 4월17일 군민의 날 제정
영덕군은 지난 1988년 이렇듯 간절한 희망을 담아 복사꽃이 만개하는 4월17일을 '군민의 날'로 지정하고 조례를 공표했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자치시대에 영덕군을 상징하는 날을 정해 매년 축제행사를 가짐으로 군민이 화합단결하여 활기찬 영덕을 건설하는데 목적을 두고(중략) 우리군의 군화인 복사꽃이 만개한 계절을 택했다'고 군민의 날 지정 배경을 밝혔다.
영덕군은 이 기간 군민의 날 기념식을 비롯 문화, 예술, 체육 행사와 특산물 축제를 펼쳐 군민통합과 정체성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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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영덕의 4월의 복사꽃 세상이다. 다홍빛 복사꽃이 만개한 영덕군 지품면의 복숭아 농원. 2021.04.20 nulcheon@newspim.com |
◇ 폐허에서 일군 복사꽃 희망으로 코로나19 극복
올해 제24회 군민의 날 기념식은 코로나19로 연기됐다. 지난해에는 아예 개최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영덕군은 22일부터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75세 이상 고령층 대상이다. 영덕군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신속하고 안전하게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군민의 날은 연기됐지만 영덕군과 군민들은 해마다 4월이면 복사꽃이 피어 올리는 희망을 담고 질주하고 있다.
올해 최초로 본 예산 5000억 시대를 개막한 데 이어 영덕대게축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또 강구항은 동해안 최고의 생태해양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인문힐링센터 여명, 문산호 전승기념관, 영해 메타세콰이어숲응 영덕군의 또 다른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영덕 지품면과 달산면에는 복사꽃마을인 도화마을이 있다. 올해도 코로나19로 복사꽃이 만개한 계절에 군민 모두가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모두에게 소중한 군민의 날을 군민 모두와 함께 되새기고자 한다"며 "코로나19의 긴 터널이 끝나면 모두 함께 복숭아꽃 향기 아래 모여 덕담을 주고받는 날이 하루속히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nulche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