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옥·보은인사 아냐" "백신도입 신중론, 비슷한 주장 전문가 많았다"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청와대는 기모란 방역기획관 임명 후 논란이 잇따르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공세 차단에 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청와대 내 방역기획비서관직을 신설하며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에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21.02.09 yooksa@newspim.com |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은 "기모란 신임 방역기획관은 예방의학 전문가로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과 드라이브 스루 방식 등 방역 대책 마련과 국민들의 코로나19 이해에 크게 기여해 왔다"며 "방역 정책 및 방역 조치를 전담하기 위해 신설되는 방역기획관실의 첫 비서관으로서 그 역할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임명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임명 직후 야당에서는 "청와대는 중국인 입국 금지를 반대하고 백신을 조속히 접종할 필요가 없다는 등 정치 방역 여론을 주도한 기모란 교수를 방역기획관에 기용했다"고 기 신임 기획관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임명 반대에 나섰다.
야당의 임명반대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청와대는 공식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야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논란 차단에 주력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기 방역기획관은 사회정책비서관실이 기존에 하던 업무 가운데 방역 부분을 전담하게 된다. 방역과 백신 업무를 함께 맡았던 사회정책비서관실은 백신 수급에 주력하게 된다.
야당은 우선 청와대 내 방역을 담당하는 부서가 생김으로써 옥상옥이 될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청와대는 수석급도 아닌 사회수석실 안에 포함된 비서관직일 뿐인데 옥상옥이란 지적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방역기획관이 코로나19 관련 모든 정책을 쥐고 흔드는 것이 아니라 방역과 백신 가운데 방역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기관이라는 설명이다.
야당은 또 기모란 기획관의 남편인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남 양산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점을 들며 기 기획관 임명이 '보은인사'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에 청와대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남편인 정태옥 전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며 남편은 인사에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야당은 기 기획관이 백신 구매와 관련해 "환자 발생 수준으로 봤을 때 그렇게 급하지 않다"고 백신도입 신중론 등을 언급한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청와대는 이에 당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기 기획관의 발언을 옹호했다. 과거 전문가들의 유사한 견해가 있었던 만큼 기 기획관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청와대를 거들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실질적인 능력을 많이 인정 받았다"며 "질병관리청과 이야기하는 소통 통로가 만들어졌다는 의미에서도 높이 사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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