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충전기 연결...충전부터 결제까지 '간편'
현대차·기아·벤츠 등 전기차 신차에 기술 적용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셀프 주유소보다 더 간편한 전기자동차 충전 시대가 훌쩍 다가왔다. 별도의 결제 절차가 필요 없는 '플러그 앤 차지(Plug&Charge)' 기술 덕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 메르세데스-벤츠를 중심으로 전기차 이용자들이 본격적으로 혜택을 누릴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와 벤츠 등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신차에 '플러그 앤 차지' 기능을 탑재했다. 아울러 전용 중전소에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료=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캡처] |
'플러그 앤 차지' 충전기술은 전기차를 충전기와 연결하는 즉시 전기차에 저장된 차량 정보와 결제 정보를 이용해 별도의 사용자 확인과 결제단계 없이 간편하게 충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한국전력이 해당 기술을 개발했고, 서비스를 위해 개발된 통신 인프라를 민간 충전사업자나 전기차 제조사에도 제공해 초기 투자 비용 부담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국제표준에 따른 보안 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전자인증서 기반 보안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특징이다.
그동안 전기차 충전방식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용 충전기나 개별적으로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를 이용하려면 회원카드를 따로 발급받는 등의 절차가 필요했기 때문. 또 신용카드를 통해 결제하거나 금융사·유통사의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해 별도 인증이 필요했다. 간편결제 시대에 다소 번거로운 방식이었다.
하지만 전기차 제조 단계에서부터 플러그 앤 차지 연결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이제 회원카드나 신용 카드를 소지하지 않아도 전기차 충전을 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최초 고속도로 휴게소에 구축한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E-pit(이피트)'에 플러그 앤 차지를 적용했다. 최근 출시한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출시 예정인 기아의 'EV6'에도 이 기술이 적용돼 편의성이 높아졌다. 제네시스도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GV60(개발명 JW)에 플러그 앤 차지 기능을 넣기로 했다.
이피트는 모터스포츠 레이싱에서 급유·타이어 교체 등을 위해 정차하는 '피트 스톱(Pit stop)'에서 영감을 받았다. 잠시 정차하는 동안 급유와 타이어 교체 등이 순식간에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의 800V 시스템을 적용된 전기차는 이피트 충전기를 통해 10% 남은 배터리를 18분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기존 충전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 셈이다. 5분만 충전해도 약 100㎞를 달릴 수 있다.
사용 편의성도 개선했다. 충전 카드 없이 이피트 앱으로 인증부터 충전, 결제까지 가능하다. 충전소 사용 가능 인원이 가득차면 앱을 통해 대기표를 받을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한 전기 세단 '더 뉴 EQS'에 메르세데스-EQ 모델 최초로 플러그 앤 차지 기능을 탑재해 주목을 받고 있다. 테슬라도 전기차와 전용 충전기인 테슬라 슈퍼차저에 모두 해당 기술을 적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충전 기술의 발달로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향후엔 주차만 해도 통신망을 통해 차량 결제 정보가 공유되고 충전과 결제가 동시에 진행되는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