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현 사장 동아에스티로 배치..해외·의료기기 맡겨
에스티 지난해 매출 감소..해외·의료기기 부진 영향
바이오텍연구소 에스티로 이전하고 연구역량도 강화
영업 맡은 엄대식 회장과 각자 책임경영 구축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동아쏘시오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동아에스티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각 사장단에 특명을 부여했다.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를 맡던 한종현 사장에게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동아에스티의 해외사업과 의료기기부문을 맡겼다. 홀딩스의 김민영 전무는 사장으로 승진해 동아에스티 신약개발부문을 맡는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현장에 배치해 성과를 달성토록 하는 책임경영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는 분석이다.
12일 동아쏘시오그룹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지난달 2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종현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기존 대표이사인 엄대식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했다.
동아에스티 한종현 사장(왼쪽)과 김민영 사장 [제공=동아에스티] |
1968년생인 한 사장은 2002년 동아제약 의료기기사업부 입사해 해외영업팀장을 거쳐 2016년 동아쏘시오그룹의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 사장은 기존의 전문분야를 살려 지난해 실적이 하락한 해외사업과 의료기기 사업을 전담한다.
한 사장은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경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로 재선임된 바 있다.
지주사 대표이사로 재선임된 지 1년만에 계열사로 전격 이적한 이유는 동아에스티의 사정이 그만큼 급박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리베이트 혐의로 민장성 사장이 물러난 후 한국오츠카제약에서 구원투수 격으로 영입된 엄대식 회장 체제 하에서 동아에스티는 정중동의 모습을 보였다.
2018년 5674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2019년 6123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지난해 5867억원으로 4.2% 가량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사업부의 매출이 급감한 탓이 크다. 전문의약품부문은 340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6% 성장했으나, 그 외 해외사업부문과 의료기기부문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동아에스티 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사업부 실적 감소와 의료기기사업부문의 제품군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술수수료 매출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9.9% 감소한 340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사업부문의 경우 전년(1591억원) 대비 7.8% 감소한 14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박카스의 매출액이 코로나19 영향으로 833억원으로 전년(905억원) 대비 8.0%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시장의 매출하락이 가장 컸다. 지난해 미국시장 매출액은 39억원으로 전년(200억원) 대비 80.7% 하락했다. 남미시장 매출액도 105억원으로 전년(287억원) 대비 63.4% 떨어졌고, 최대 규모의 해외시장인 동남아시장의 매출액도 953억원으로 전년(996억원) 대비 4.3% 줄었다.
의료기기 부문 역시 제품군의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한 28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 사장과 함께 동아쏘시오홀딩스에서 넘어온 김민영 사장은 신약개발 등 연구개발(R&D)을 담당한다. 김 사장은 올 초 인사에서 전무에서 사장으로 두계단 승진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이와 함께 올 초 동아쏘시오홀딩스 산하 연구조직인 바이오텍을 동아에스티로 이전하면서 김 사장의 연구역량에 힘을 실어줬다.
동아쏘시오그룹 측은 "연구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하는 전략으로 동아에스티의 연구영역을 합성신약, 개량신약에서 바이오의약품까지 확장해 기존 포트폴리오 강화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엄 회장은 전문의약품(ETC)을 비롯해 영업마케팅을 맡으며 동아에스티는 각 사업부문별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그룹의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각 사업별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인사였다"며 "이번 인사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선제적 대응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각 사업별 전문성과 실행력에 강점을 지닌 임원을 전면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syu@newspim.com